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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 기회비용의 개념과 활용
                  : 신현한 교수 (연세대 경영대학 재무 전공)

신현한 교수“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은 젊었을 때의 고생은 나이가 들어 귀중한 경험이 되고,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에 고생인줄 알면서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임원이 된 사람들이라면 젊었을 때 한 번쯤 들어보았을 말이다.

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무관리를 강의하며 위의 말을 자주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해석과 교훈을 주기보다는 이를 돈으로 연결하여 말해준다. 재무관리의 중요한 개념 중에는 “기회비용”이라는 것이 있다. 내가 하나의 기회를 선택하기 때문에 잃게 되는 다른 기회를 내가 그 기회를 선택하면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으로 보는 것이다.

신입 재무분석가일수록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은 스타 재무분석가보다 과감한 주가예측을 하는 경향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보수적으로 다른 재무분석가들이 어떻게 주가를 예측하였는지에 의해 영향을 받는 반면에 신입 재무분석가는 나름대로의 소신을 가지고 주가를 예측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 이유는 신입 재무분석가는 잘못된 예측에 대해서 부담하는 기회비용이 적은 반면에 스타 재무분석가들은 잘못된 예측을 하였을 때 본인의 명성과 함께 연봉도 깎이는 등 여러 가지 기회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SKY대학 (서울대, 연대, 고대) 출신들이 자기 사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도 기회비용에 있다. SKY대학을 나오면 아무리 못해도 중견기업에 신입사원으로 채용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자기 사업을 하게 되면, 회사에 취직해서 받을 수 있었던 연봉이 기회비용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취직이 잘 안 되는 대학이나 학과를 졸업한 학생의 경우 자기 사업을 할 때 잃게 되는 연봉이 없고, 따라서 자기 사업을 하면서 부담하게 되는 기회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자, 이제 기회비용의 개념을 기업에 적용하여 보자.

게리해멀의 유명한 저서인 「경영의 미래」를 보면 신생기업이 대기업을 이기는 이유는 대기업이 위험하다고 피하는 사업을 신생기업은 과감하게 도전하여 쟁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신규사업은 마치 위기와 같은데 위기는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똑 같은 신규사업에 대해서 대기업은 위험을 더 크게 보고, 신생기업은 기회를 더 크게 보는 것이다. 왜 그럴까?

대기업이 신규 사업에 대해서 위험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신규 사업이 실패하였을 때 대기업의 다른 사업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가만히 있으면 제 자리인데, 굳이 어려운 신규사업을 추진하려다 실패하면 제자리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생기업은 어차피 실패 하였을 때 잃을 것이 없기 때문에 신규 사업에 대해서 대기업보다 더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신생기업의 기회비용이 대기업에 비해 낮기 때문에 대기업은 신생기업에게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고 새로운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에 꾸준히 위기의식을 주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만히 있으면 제 자리가 아니라 후퇴하는 것을 보이게 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위기의식은 개인이나 조직의 기회비용을 낮추어, 개인이나 조직이 보다 창의적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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