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호 뉴스레터]
[여름]
[경영대 발전기금]
Interview | 방송은 인간을 사랑하는 행위- 손범수 동문(경영 82)

예전 같았으면 훈훈한 소식들로 따뜻하게 한 해를 마무리 할 연말연시에 어려운 경제 상황 탓인지 우리의 마음도 추운 날씨처럼 얼어붙어 있는 것 같은 아쉬움이 드는 12월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연세 경영 출신의 방송인으로서 꾸준히 이웃에 대한 사랑과 인간에 대한 믿음으로 동문회 및 인권 단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여 우리에게도 여전히 따뜻한 심장이 있음을 잊지 않기를 기도하는 있는 손범수 (경영 82) 동문을 만나보았다.

  • 다소 이색적인 진로를 가지고 계신다고 생각되는데, 언론 계통에 종사하시면서 언제 연세 경영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느끼시는지?
  • 경영학도들에게는 낯선 분야에 진출했을 때에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라는 것은 저의 자부심의 원천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소비자행동분석이나 기타 마케팅 과목들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소통하는 법을 가장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다양한 사람들을 끊임없이 만나면서 새롭게 관계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도 서로가 진심을 다하는 소통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학창 시절 활발한 동아리 활동과 학우들과의 교류, 신앙 생활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는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의 위대함을 배웠습니다. 방송 생활을 하다 보니 이는 그야말로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의 연속이었고, 모든 만남에서 저는 진정한 소통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결국 ‘1:100’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함에 있어서도 각양각색의 사람들에 대한 애착을 통해 전체를 아우르면서 프로그램을 완성도 있게 만드는 능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어떤 계기로 바쁘신 와중에도 동문회 활동을 활발하게 하게 되셨는지요?
  • 1990년대부터 상대 동창회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상경대동창회장인 김정수 회장님이 당시 동창회 실무를 담당하고 계실 때, 상경인의 밤과 새해 인사의 밤은 원로나 고참 위주의 행사였기 때문에 상경대 동문회는 좀더 지속적인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 80학번대를 많이 끌어들이려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런 시기에 80년대 초반 학번들이 의기 투합을 하는 과정에서 저 또한 동문회 일을 적극적으로 맡게 되었습니다. 상경인의 밤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연대 상대 동창회의 1년을 결산하는 가장 큰 잔치인데 그 행사의 사회를 91년부터 맡게 되면서 매년 한번도 빠짐없이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 후로도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선후배간의 유대관계를 다지는 자리에 꾸준히 참석을 하고 있는데, 대선배의 입장에서 후배들과도 지속적인 만남을 가진다는 것이 무척 뜻 깊었습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라는 큰 기치 하에, 작게는 상경대학이라는 공통분모 하에, 서로 정을 나누고 비전을 공유한다는 것이 그야말로 뿌듯하고 가슴벅차더군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많이 느꼈지만, 소속에 대한 자부심은 이미 학교 다닐 때부터도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연세의 진리와 자유라는 학풍과 문화가 학창 시절 4년간 자연스럽게 체득됐다는 느낌이 있어서 세월이 지날수록 참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동문회에 참여해서 많은 분들과 뜻을 공유해서 자랑스러운 문화를 계승, 발전하고 후배들과의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어졌습니다.
  • 이름을 걸고 프로그램을 하실 만큼 성공하셨는데 그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 연세 방송국에서 일할 때에도 아나운서 후배들에게 항상 강조하던 것이 “작은 것에 충성해라”였습니다. 아나운서 초기 시절, 시각 고지라고 해서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에 시각을 알려주는 것이 있었는데 신입 사원 시절에는 사소하게 보이는 그 역할도 너무 떨려서 처음 배운 대로 정확하고 명료하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으로서 작은 것에 충성하며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소신은 그때부터 변함이 없고, 실제로 그런 노력을 정말 많이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또 한 가지는 인간 관계를 잘 맺는 능력입니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모두가 자기 울타리 안에만 갇히기쉽지만 성향이 다른 쪽과도 좋은 이미지로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인간 관계를 잘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 훌륭한 타이틀을 가지고 사회에 진출한 청년들이 많지만, 자기 홀로서기에 버거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조직 안에서 어떻게 적응해 나가는지가 정말 중요한데 이를 간과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게 아쉽습니다.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관계성을 잘 맺고자 노력하는 자세를 항상 가지라고 후배님들께 꼭 당부해드리고 싶네요.

  • 한국여성민우회 푸른미디어상, 연세언론인상, 유니세프 표창 등의 각종 수상 경험이 있으신데, 언론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자부심이나 소신이 있다면?
  • 예전에 페이퍼란 잡지에서 “방송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라는 질문에 저는 자신 있게 “방송은 인간을 사랑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대답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는 방송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소신입니다. 방송은 유익함을 목적으로 하고, 이는 인간 지향적인 사고 방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서 문제적 이슈에 대해서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도, 아침마당 같은 프로그램에서 훈훈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며 서로 공감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 간의 웃음과 사랑과 정을 만들어내는 것도 결국 방송이 정말 인간을 이롭게 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소신에서 아무래도 인간미 있는 방송을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고, NGO 단체 등의 외적인 활동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91년부터 유니세프 특별 대표 겸 이사로 재직을 하며 세계의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위한 목소리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고, 가일 공동체 및 연세대학교 세브란스의 크리스찬 의사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재난국을 위해 해외봉사활동을 하는 글로벌 케어라는 단체의 홍보대사 또한 맡고 있습니다. 인지도를 바탕으로 사회의 관심을 높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방송인으로서,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방송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언론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꿈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 아나운서가 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간절히 기도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 때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이 바로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약속은 방송을 통해서도 실현될 수 있고, 이를 위해 앞으로의 인생 진로가 변할 수도 있다는 개연성에 대해서는 상당히 개방적인 편입니다. 어떤 형태가 되었건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사랑의 리퀘스트인데, 한 시간 진행에 2억원이 넘는 모금액으로 만인의 사랑이 모여 죽어가는 생명들을 살리는 것을 보면서 이웃에 대한 저의 사랑이 시청자들에게도 전달되어 그 분들 또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갔을 때의 기쁨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그 때 그 느낌으로 만드는 이와 보는 이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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