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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 경영학 교수의 일상 - 이동진 교수 (경영대학 기획 부학장, 마케팅 전공)

이동진 교수지금 캠퍼스는 일년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활기차게 맞이 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동문 재상봉 행사가 있었고 학창시절의 반가운 친구들을 오랜만에 다시 만날 기회를 가졌다. 반가운 대화 중 가끔 받은 질문 중의 하나는 경영학과의 교수들은 요즘 무슨 생각과 고민을 가지고 일상을 지내는가 관한 것이었다. 오늘은 그러한 일상 속에서의 생각을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대학 교수는 연구, 교육, 그리고 행정의 세가지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러한 세가지 역할에 대한 기대는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임용 이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연구에서 교육 및 행정으로 그 무게 중심을 점차 옮겨가는 경향을 보인다.

신규 임용된 교수에게 가장 중요하게 기대하는 요소는 연구 실적이다. 사실 교수의 승진과 정년 보장은 연구 실적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 최근에는 연구 실적의 양뿐 아니라 질적인 기준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올림픽 종합 등수처럼 여러 개의 은메달보다 한 개의 금메달이 그 교수의 연구 능력의 대부분을 설명한다. 최근 미국의 한 조사에서 지난 15년 동안 세계 상위 70개 대학에서 정년보장을 받으며 승진한 마케팅 분야의 교수 337명의 연구 업적을 살펴보았다. 조사 결과, 그 동안 승진한 교수들의 6년간의 분야 최고 학술지 게재 편수는 1인당 2.7편이었다. 세계 최상위 10대 대학의 경우에도 1인당 평균 최고 학술지 3.4편이었다. 이처럼 질적인 연구 실적은 많은 시간과 집중적 노력을 필요로 한다.

교수에 대한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강의이다. 교수는 말 그대로 가르치는 것이 직업인 사람들이다. 최근 경영학 강의에 대한 교내 외의 관심 및 기대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일부 지나치게 학술적이고 이론적인 설명은 청중의 눈과 귀를 닫게 한다. 반면 지나치게 방만한 실무 중심 사례의 나열은 일반화하기 어려운 경험이나 단편적 지식으로 전락하고 만다. 즉, 부분적이고 경험적인 실무의 기준으로 전체적인 틀과 이론을 담기는 어렵다. 경영학 강의는 이론적 틀을 바탕으로 적절한 현실 사례들에 의해 그 내용이 완성될 때 청중들에게 의미 있게 전달된다. 해서 교수들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다양한 이론들을 연구하면서도 그 이론적 토대 속에서 전략적 의미와 현실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학 교수에 대한 세 번째 역할 기대는 행정 업무이다. 그런데 대학 행정은 교수들의 자발적 기여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 교수들의 연구 및 교육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고 또 마땅한 보상도 없는 상황에서 호의에 의존하는 일방적 부탁은 미안하기만 하다. 연구와 교육에 바쁜 교수들에게 대학 행정 일을 맡기기도 어렵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맡아준다 해도 그 일을 잘 감당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승진을 위한 연구 최저점수가 있고, 강의 실적 등의 평가 기준 등이 작용하지만, 행정에 대한 최소 업적 기준은 없다. 대학 운영에 필요한 행정 서비스를 개인 교수의 자발적 호의에 의존하고 있다.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롭고 즐겁게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분위기와 환경이다. 대학의 정년 보장은 업적에 근거한 근무 기간의 연장이라는 개념보다는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게 학문과 의견 발표를 보장하기 위한 취지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한다. 대학은 지나친 행정 업무 부담 또는 기타 정치적인 걱정이 없이 자유롭게 연구와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보직 교수는 정기적으로 바뀌더라도 경영 대학 행정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실행 방안들에 대한 좀 더 체계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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