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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역량, 열정, 그릇을 모두 갖춘 어시스트형 인재가 되세요
                        - 윤은기 (MBA 1985,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MBA 동창회장)
[알림] 이번 동문 인터뷰는 윤은기 경영전문대학원 MBA 동창회장 (現 중앙공무원교육원장, 前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입니다. 본 인터뷰는 지난 2010년 5월 11일에 진행되어 윤은기 회장이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으로 재직 중이셨을 때 진행되었음을 밝힙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이하 aSSIST) 총장, 방송인, 골프칼럼니스트, 경영컨설턴트, 대기업 사외이사, 각종 정부자문위원, 20권이 넘는 책 집필. 언뜻 보기에도 본업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여러 가지 일을 소화하며 바쁘게 활동하는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을 만나보았다. 윤총장은 최근 연세 MBA 동창회 회장으로 선출되어 학교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시테크'라는 용어를 창조하여 유행시킬 정도로 시간을 잘 관리하며 여러 가지 업무를 소화하는 분답게,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생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 aSSIST 총장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aSSIST가 아직 학부생들에게는 생소한 것이 사실인데, aSSIST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또한, 교육자로서의 총장님의 교육 철학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 aSSIST의 교육철학은 '4T'라는 건학이념에 이미 다 반영되어 있습니다. 4T는 eThics, Teamwork, sTorytelling, Technology 합성어로 최고의 인재는 이렇게 네 가지의 영역을 복합적으로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윤리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그 사람은 인재가 아닌 위험인물이고, 사회성이 없다면 혼자서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창의성, 유연성, 혁신을 이끌어 내는 능력 또한 필요하며, 기술을 통해서 다양한 성과를 내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재에게는 역량도 있어야 하지만, 열정과 '그릇'도 있어야 합니다. 역량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지식, 기술의 측면이라면 그릇은 한 사람이 기회와 위험요소를 소화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하는 것입니다. 큰 기회가 왔을 때에는 그릇이 작다면 그 기회를 담을 수 없습니다. 반면에, 위험요소가 너무 커졌을 때에는 그릇이 작다면 그 그릇은 뒤집어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릇이 커지게 하려면 우선, 생각을 크게 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한계 지점까지 고생을 해보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역량과 그릇만으로는 인재가 되기에 부족합니다. 그 두 가지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열정이 없다면 성과를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 aSSIST 총장, 국립극장 후원회장, 방송인, 골프칼럼니스트, 경영컨설턴트, 대통령직속 국가브랜드 위원회위원 활동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계신 총장님께서 '시테크'라는 신조어를 창조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총장님만의 '시테크' 노하우를 여쭤 보고 싶습니다.
  • 제 본업은 aSSIST라는 대학원의 총장이지만, 그 외에도 방송인, 산업강사, 저술가 등의 다양한 직업을 가져본 경험이 있습니다. 라디오 진행자 경험도 10년 정도 가지고 있고, 책도 20여권 집필한 상태이며, 직책의 경우 지금 가진 것만 해도 30여 개 정도 됩니다. 이렇게 다양한 일들을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은 공통요소가 있는, 상호 연결된 일들입니다. 이러한 상호 연결성이 융합으로 발전되고, 시너지가 창출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일은 '보약'이고 '축복'입니다. 하고 싶어서 하는 일, 보람을 가지고 하는 일, 잘 풀리는 일은 보약입니다. 반면에, 하기 싫은 일을 할 때나 일이 성과가 안 나올 때에는 같은 일도 독약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똑 같은 술도 기분 좋게 마시면 보약이고 화가 났을 때 마시면 독약이 되도록 생화학적 반응이 나타나는 것처럼, 일도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저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들을 하고 있으니 여러 개의 보약을 먹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시테크의 경우, 90년부터 강의에 등장시킨 개념입니다. 제가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것은 시테크 덕분입니다. 시테크의 핵심 개념은 스피드와 타이밍입니다. 스피드는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의 개념으로, 무조건 빠르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일은 빠르게 속도의 경제로 하되, 휴식은 느리게 하자는 개념입니다. 타이밍은 '똑 같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할 때 조금 빨리 투입했느냐, 정확한 적시에 투입했느냐, 조금 느리게 투입했느냐'의 차이입니다.

    전략이든 삶의 질이든 결국 시간과 연결되어 있는 개념입니다. 한국이 지금까지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속도의 경제, 소위 말하는 '빨리빨리' 문화의 산물입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빠름의 경제뿐만 아니라 느림의 미학 또한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느린 것도 곤란합니다. 대체적으로는 경쟁 사회로 진입할수록 타이밍이 조금씩 느려지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반 박자가 늦으면 경쟁력을 잃고, 반 박자를 앞서 나가면 저항이 생기고, 두 박자나 세 박자가 빠르면 혼란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 총장님께서 최근 신문사에 쓰셨던 CEO의 감성경영과 다양성 관리 등에 관한 칼럼을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이 많이 바뀌어 온 것 같습니다. 총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미래 기업의 바람직한 경영방식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시는지요?
  • 아마도 질문에서도 이야기한 '감성 경영'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성 경영은 감성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합니다. '자신을 움직이고 싶으면 머리에 말하고, 타인을 움직이고 싶으면 그 사람의 마음에 이야기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이성 위주의 좌뇌교육을 받아서 논술적 대화는 잘 하는데 감성적 대화는 못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에게도 감성의 힘이 필요합니다. 이성과 감성의 힘이 합쳐져야 지성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융합의 시대인데, 불행하게도 한국 공대생들은 감성에 약하고 음대생과 미대생들은 이성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학창시절 총장님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연세 MBA 과정이 총장님 꿈의 실현에 어떠한 계기가 되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총장님의 경험담이 MBA 진학을 목표로 하는 후배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학창시절 제 꿈은 소설가였습니다. 지금도 저는 소설가 김주영 선생님을 한 달에 한 번씩 만나고 있습니다. 언젠가 제가 현직에서 물러나게 되면 소설가로 데뷔하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총장으로서의 목표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최상위권 수준의 MBA 프로그램 육성인데, 이미 그 목표는 이룬 것 같습니다. 현재 aSSIST AMP 과정이 전국 모든 AMP 중 1위로 선정되었는데, 우리 AMP 과정이 최고경영자들은 물론이고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현직 장관님들까지 다니신 과정으로 유명해진 덕인 것 같습니다.

    작은 대학원에서 이런 쾌거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제 특유의 'aSSIST 인간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은 골잡이형과 어시스트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명품 축구는 어시스트와 패스를 잘 해야 하고, 그 두 가지가 잘 돼야만 감독이 작전과 전략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20대에 공군 장교로 근무하면서 모신 장군님을 통해서 내가 존경받는 것도 행복하지만 존경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점이 가슴 뛰는 사실이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점을 깨닫는 순간, '나 또한 여러 사람들의 goal을 알고 그 필요를 어시스트하는 어시스트형 인간이 되어야겠다'는 각오를 했습니다.

    어시스트 인간형은 타인에게서 '도움이 된다', '인화력이 좋다',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준다' 등의 좋은 평가를 받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어시스트 인간형으로 살아왔고 '어시스트 인간형에 있어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하는 제가 지금 재직하고 있는 서울종합과학대학원도 줄여서 쓰면 어시스트(aSSIST)이니, 이것 또한 대단한 인연이지 않나 싶습니다.
  • 최근 들어, 연세 MBA를 비롯하여 주요 대학들의 MBA 과정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향후 MBA 프로그램의 발전 방향에 대한 총장님의 의견을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연세 MBA의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 한국적 경영학을 세계화시킬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한국 경영 또한 동남아에서는 한류의 일부분입니다. 한국적 경영을 동남아시아, 중국, 중남미 지역 등에 전파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므로 aSSIST도, 연세대학교도 해외에 분교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육 개방화에 대응하기 위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개방이 이루어져서 해외 대학들이 들어오는 것에 대비하여 교육 과정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 즉 글로벌화에 대한 대응책 또한 향후 MBA의 큰 발전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향후 MBA 프로그램의 발전 방향은 한국적 경영학의 세계화와 교육 개방화에 대한 대응책 모색이라는 두 가지로 나뉜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입니다.

    제 경우, 학부는 고려대 심리학과 출신이지만 신촌에서 거주하면서 생활권과 문화권도, 어울려 다니는 친구들도 연세대 위주이다 보니 특이하게도 연세대학교 MBA 과정으로 진학하게 됐습니다. 제가 MBA 과정에 재학하던 당시 인사관리 이학종 교수님께서 출결 관리를 매우 엄격하게 하셨던 것이 특히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엄격한 교육과정 운영이 재학 당시에는 학생들에게 큰 불만 사항으로 작용했지만, 지금 되돌이켜 생각해보면 약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연세 MBA 출신 중에 올림푸스 방일석 대표, 김효준 BMW 코리아 사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등의 다양한 거물이 많이 나오고 이분들과 동문들이 서로 친하게 지내는 것 또한, 연세 MBA의 DNA가 좋기 때문에 이루어 낼 수 있었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MBA 동창회 회장으로 선출되신 것 축하 드립니다. 동창회의 바람직한 방향성에 대해, 그리고 회장으로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제 특징이 '고품격', '강력한 결속력'이다 보니 이 두 가지 특성을 연계시켜서 MBA 동창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달라고 권유하시는 박상용 학장님과 전임 이동준 동창회장님 덕분에 이 자리에 선출될 수 있었습니다. 워낙 여유시간이 없어서 몇 차례에 걸쳐서 고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창회장으로 선출된 만큼, 제대로 강하게 동창회장으로서의 직분을 잘 해보려고 생각 중입니다.

이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윤은기 총장은 차관급인 중앙공무원교육원장으로 임명되었다. 61년의 역사를 지닌 중앙공무원교육원장에 최초의 민간인 발탁이라는 청와대의 발표가 나온 것이다.인터뷰 도중 임명 사실이 발표가 되면서 이 인터뷰가 윤은기 '총장'으로서의 마지막 인터뷰가 되었다. 인터뷰 말미에 임명을 축하 드리며 소감을 물었다. 컨설팅, 방송, 교육 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평생 지식사업에 종사하면서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을 선진화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를 항상 공무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하면서, 6년 동안 총장으로 재직하며 대학원대학교를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았으니 이제는 공무원 사회에 가서 국가에 기여해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가에 기여해야겠다는 대답과 함께 "이제 남은 것은 동창회장으로서 잘하는 것 뿐이다"라며 연세 MBA 동창회장으로서 열정도 언급한 윤은기 총장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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