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호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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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수학여행, 등산, 강연까지…동기들 만나면 즐거우니 동기회장도 신이 납니다.”
                        - 김무환 (경영 80 동기회장, ㈜두산 상무)

80학번 동기회의 응집력은 남다르다. 매월 등산모임을 갖고 일년에 네 차례 골프모임도 있다. 2009년 재상봉 행사 때는 연세대 경영대학에 1억 2천만원을 모금해 당시 기준 학과별 재상봉 행사 기금액 중 최고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12월 초, 80학번 동기회가 또 한번 뭉쳤다. ‘30년만의 수학여행’이라는 주제로 경주를 다녀온 것이다. 만나면 언제나 유쾌한 80학번 동기회 김무환 동기회장을 통해 동기회 활동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 80학번 동기회는 지난 12월 3일부터 1박2일로 '30년만의 수학여행'을 기획하여 경주를 다녀오셨습니다. ‘수학여행’하면, 교실을 벗어나 자연과 문화를 실지로 보고 들으며 견문을 넓히는 것으로 생각되고 매우 신나고 설렜던 경험으로 기억되는데요, 교정을 떠나 30년 만에 동문들과 떠나신 수학여행의 의미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획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특별한 사연이 있으신지요?
  • 80학번끼리 한 달에 한번 등산모임을 갖습니다. 지난 8월에도 등산을 함께 갔는데 거기서 수학여행을 한번 가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차차 일이 진행됐습니다. 제가 동기회장을 맡고 있으니 추진은 제가 했지만 한 친구가 경주를 세 번이나 답사하면서 꼼꼼하게 스케줄을 짰습니다.
그리고 문화재에 대해서도 미리 공부를 해와 우리에게 세세한 해설까지 해줬습니다. 숙소는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 덕분에 저렴하게 얻을 수 있었습니다. 수학여행을 가겠다고 신청한 동기가 원래는 30명이었지만 일이 생겨 21명이 다녀왔습니다. 80학번 중에 여학우가 3명인데 그 중 한 명도 함께 다녀왔습니다.


  • 수학여행 중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 말씀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여행 후 동기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요?
  • 여행 내도록 소소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새벽 6시에 지각없이 모두 집합한 것도 특이했고 버스에서 상품을 걸고 퀴즈놀이를 한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홍일점인 여자 동기가 상품을 휩쓸어갔는데 다른 친구가 정답을 맞추려고 하면 싸늘하게 째려보는 여자 동기의 기에 눌려서 손도 못 들었다고 합니다. 경주에 도착해서는 점심을 먹고 12시 반부터 남산을 올랐습니다. 금오봉이 남산의 정상인데 아직 체력이 남아있는 친구들과 저는 칠불암을 향해 산을 더 탔고 나머지는 먼저 하산했습니다. 근데 내려와서 이 친구들을 보니, 그 사이에 사우나를 다녀와서 뽀얀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녁은 감포 바닷가의 한 횟집에서 먹었는데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보문단지의 숙소로 돌아와서도 아직 체력이 남았는지 호박라면을 끓여먹고 시간을 더 보내다 1시쯤 잠들었다고 합니다. 이튿날은 토함산 일출 구경으로 시작하기로 했지만 예상대로 취소됐고 30년 만에 불국사를 다시 찾았는데, 예전에는 다보탑을 걸어 올라갔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계단을 봉쇄해 놓았더군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젠 화려한 다보탑 보다는 절제의 미가 보이는 석가탑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동기들의 반응은 꽤 좋았습니다. 남도 땅끝마을도 좋고 강원도에도 좋은 곳이 많으니까 또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다음 여행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2년에 한 번씩, 은퇴하고 나서는 1년에 한 번씩 가면 좋겠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제가 부부동반 이야기를 꺼냈더니 이건 다들 반대하더군요.

  • 지난 2월에는 강의를 곁들인 부부동반 동기회 모임을 모교에서 진행하기도 하셨는데요, 조만간 꼭 해보고 싶은 동기회 활동은 무엇인지요?
  • 내년에도 올해 2월처럼 부부동반 모임을 가질 계획입니다. 패션업에 종사하는 동기가 있어 중년남자의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 증권사에 있는 친구도 있으니 재테크에 관련 강의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하는 친구가 네트워크 전문가라서 네트워크 관리에 대해 강의를 부탁할까도 생각 중입니다. 다른 친구는 셰익스피어를 전공하고 연세대에서 영문학과 교수를 하는데 우아한 삶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도 재미있지 않을까 해요. 또 부동산 전문가, 벤처캐피탈리스트, 신문 기자도 있습니다. 다들 활동분야가 다양해서 한 사람씩만 모셔도 부부동반 모임은 한참 할 수 있습니다.
  • 바쁜 사회생활을 쪼개가면서 동기회를 잘 이끌고 계십니다. 그래서 80학번 동기회가 어느 동기회보다도 돋보이는데, ‘동기회’가 동문님께 가져다 주는 특별한 의미는 무엇인지요?
  • 제가 주로 하는 일은 동기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입니다. 이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동기회장을 맡았다고 바빠지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난 2009년 재상봉 행사를 준비할 때는 힘들었습니다. 그 때는 지금처럼 주소록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었거든요. 그렇지만 재상봉 행사를 통해 동기회 모임이 더욱 활성화 되었습니다. 총 114명이 참여하였고, 여기에는 해외 이민간 동기, 참여하지 않을 것 같았던 동기도 참여하면서 굉장히 보람을 느꼈어요. 이를 계기로 회비도 걷고 학교 기부금도 모금하면서 주소록이 정비됐습니다.

    동기회 모임은 참 재미있습니다. 재미있다 보니 동기회 일을 맡아서 하는 게 즐겁고 힘이 들지 않습니다. 특히 경조사가 있을 때 ‘우리 동기회가 참 좋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힘든 일이 있으면 여럿이 모여 위로해주고 축하할 일은 서로 축하해주는 것, 이런 모습을 볼 때면 힘이 납니다. 모여서 술만 마신다면 모임이 오래 지속되기 힘듭니다. 나이가 들수록 술을 별로 안 좋아하니까요. 지금은 다들 일이 바빠 한번 모일 때 20명 정도가 옵니다. 시간이 더 지나 우리가 60대가 된다면 지금보다 많은 친구들이 모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동문님께서는 학창 시절과 지금, 모교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계십니까? 그리고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지요?
  • 연세대학교는 다닐 때도 그랬고 사회에 나와서 느낀 점도 그렇고 매우 독립적인 분위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동문이라고 서로 뭉치거나 챙겨주는 게 거의 없습니다. 조직에 들어가서 동문이라는 점을 앞세워 생활을 하기 보다 혼자 헤쳐나가는 경향이 큽니다. 간혹 서로 도와줄 때도 원칙에 입각해서 도와주는 정도입니다. 끌어주는 문화가 없다 보니 조직에서 출세를 하는데 힘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조직을 봐도 연세대 출신이 주요한 자리를 맡고 있는 것을 보면 끌어주는 힘이 없다고 출세를 못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런 문화 때문에 강하게 자랄 수 있어 멀리 본다면 연세인에게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후배들에게는 요새 유명한 말인 ‘쫄지마!’까지는 아니더라도 ‘꿈을 크게 가져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젊었을 때 취직 시험에 매달리고 자격증만 신경 쓰다 보면 평생 월급쟁이밖에 못합니다. 혹시 실패하더라도 꿈을 크게 가지길 바랍니다. 한번의 실패가 큰 자산이 되어 더 큰 성공을 가져올 수도 있죠.(스티브 잡스의 케이스 처럼) 우리 때는 해외에 나가려고 하면 여권도 안 나왔습니다. 그때에 비하면 상황도 많이 좋아졌고 진로의 방향도 참으로 다양해 졌습니다. 제 딸에게도 하는 말인데, ‘하고 싶은 것을 하십시오!’. 열심히 취업 공부해서 월급쟁이 하겠다 이건 너무 작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마감할 때, ‘나는 정말로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았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선택을 하십시오!
  • 동기회 회장으로서 모교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지요?
  • 100년 전 선도기업이 21세기인 지금까지 선도기업으로 생존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연세대 경영대학은 몇 년 후면 ‘연세경영학 100년’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연세경영이 우리나라 경영학 교육과 연구의 최선두에 있어 왔지만 시대가 발전하면서 경쟁대학의 도전을 피할 수 없고 갈수록 치열한 경쟁에 놓일 것입니다. 아니 벌써 놓여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100년이 아니라 200년, 300년이 지나도 모교가 No.1 으로 자리매김하려면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쟁 속에서 발전가능성이 더 있으니까 지금의 경쟁 구도를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학교 건물 신축은 학교에서 좀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물론 내적인 것이 외적인 것보다 훨씬 중요하겠지만, 눈으로 보여지는 환경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라 생각합니다.
  • 지금 하시고 계신 일이 궁금합니다. 간략히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두산에서 상무를 맡고 있고 HR중에서 HRD를 총괄합니다. 상무는 한 단위 조직의 리더라고 보시면 됩니다. 틀에 맞는 것을 좋아해서 학창시절에 회계 과목을 좋아했습니다. 조직행동 분야는 흥미가 없었고요. 20년 이상을 CFO 쪽에 있다가 느닷없이 HRM을 맡게 됐습니다. CFO를 하면서 기획을 많이 했던 사람이라 HRM에서 HRD까지 하게 됐습니다. 동기들은 조직행동에 관심이 없던 제가 HR를 담당한다니 웃더라고요.

    HRM이 신입사원을 채용한다면 HRD는 이들을 사회인으로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신입사원의 경우 열흘씩 교육을 시키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또 신임과장이나 신임팀장들의 리더십 교육도 담당합니다. 직원이 해외로 나갈 때는 거기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콘텐츠 개발이나 강의를 직접 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아웃소싱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알림] 김무환 동문은 2012.1.1일자로(주)자생(COO 전무)으로 소속을 변경하셨습니다.
본 인터뷰는 (주)두산 상무로 재직 중일 때 진행, 기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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