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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 독수리의 잠재력 - 박상용(연세대학교 경영대학 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 원장)

박상용 학장경영대학 간의 경쟁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각 대학들은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하고 재학생에 대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할수록 숨을 고르고 대학교육의 본질을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독수리와 닭'이라는 우화를 통해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이 지향해야 할 교육의 본질을 생각해 본다.

어느 농부가 독수리 새끼를 우연히 발견하여 닭장에 넣고 키웠는데, 이 독수리는 닭과 어울려 자라면서 마치 닭처럼 행동하였다. 날개만 퍼덕이며 날지도 못하고, 닭장 안으로 농부가 넣어주는 모이를 먹거나 곤충을 잡아먹고, 빈둥빈둥 소일만 하였다. 닭을 흉내 내는 독수리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동물보호협회 전문가가 농부에게 와서 이 동물은 닭이 아니라 독수리이므로 훨훨 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수리를 오랫동안 키운 이 농부는 그 독수리가 결코 날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동물보호 전문가는 독수리를 담장 위에 올려 놓고 날려 보냈으나, 퍼덕 거리기만 하다가 땅으로 떨어졌다. 그 다음 날 다시 찾아가 이번에는 독수리를 지붕 위에 올려놓고 훨훨 날아가라고 했으나 또 다시 퍼덕거리다 닭장 옆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는 독수리가 날지 못하는 현실을 매우 안타깝게 여겨 다시 하루 밤을 고민하면서 보냈다. 궁리 끝에 독수리가 늘 같이 지내던 닭들과 갇혀 지내던 닭장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독수리의 용솟음이 억제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흘 째 되는 날, 절대 불가능하다고 장담하는 농부에게 다시 한 번 마지막 부탁을 하고는, 동이 트기 전에 독수리를 데리고 높은 산의 정상으로 올라갔다. 동이 트자 태양을 향해 손짓을 하며 독수리에게 훨훨 날아가라고 했다. 그러자 독수리는 날개를 크게 펴고 힘차게 상공을 향해 비상했다.

이 우화가 전달하는 시사점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잠재력의 실현'이라는 시사점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교육의 중요한 목표는 바로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발굴하여 그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아울러 경영학의 본질은, 마치 동물보호협회의 전문가가 독수리를 닭장에서 벗어나 상공을 비상할 수 있도록 하였듯이, 자신의 조직과 조직의 구성원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할 수 있도록 경영학의 전문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경영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교육과 경영학은 '잠재력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본질적인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했지만, 요즈음은 '하늘은 남을 돕는 자를 더 돕는다'고 한다. 부디 남을 돕는 따듯한 마음을 갖는 교육자와 경영자가 양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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