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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 경영학 학문하기 - 장은미 교수(매니지먼트 전공)

박상용 학장경영학을 하며 좋은 점은 다양한 회사에 근무하는 다양한 직장인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만남들을 통하여, 그리고 또는 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대화를 나눌 때 자주 느끼는 실망감이 있다. 그것은 마치 경영학이라는 것이 기업의 성과 창출을 도모하는 영역이라는 생각, 그래서 경영학 연구는 그러한 기법 마련에 충실해야 한다는 인상을 받게 될 때이다. 기업에서, 현실에서 경영학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그러나 경영학이 실무지원의 역할을 위한 것인지, 한번쯤 생각 볼 문제이다.

요즈음 기업 관리에 있어서의 화두는 아무래도 성과주의일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성과주의 안착을 위하여 여러 제도들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기업들은 컨설팅을 받고 우수 기업들을 벤치마킹하여 자신의 회사에 가장 적합한 보상 패키지를 만든다. 실무적 접근은 가시적인 생산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이며, 이러한 제도가 성과 향상에 효과가 있는지를 점검하는 데에 관심을 기울인다. 효과가 있으면 계속 활용하고 효과가 없다면 포기하게 된다. 실무적 접근은 항상 성과와 연동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분명 그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그 저변에 깔려있는 수많은 의문점에는 답을 해주기 어렵다. 가령, 조직의 변화나 개인 행동 변화는 왜, 어떻게 일어나는지, 왜 경제적 인센티브가 때로는 정 반대의 효과를 발생시키는지, 계량적 성과와는 또 다른 창의성/혁신과 같이 측면들은 인센티브에 각각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 학문으로서의 경영학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하여 매우 논리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설명을 제공한다.

학문으로서의 경영학, 그 실체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포괄성(comprehensiveness)이다. 어느 특정 현상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그 현상에 대한 설명의 틀이 다른 현상으로 확대되어 적용될 수 있는 이론의 구축이 바로 학문의 핵심이다. 경영학은 바로 그런 이론을 추구하는 학문이다. 경영학에서는 기업을 포함하는 조직의 현상, 그리고 그러한 조직들로 이루어진 사회 현상에 대한 분석과 설명력, 그리고 예측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이루어진다. 기업의 성과라는 것은 그러한 예측대상이 되는 변수의 하나일 뿐이다.

경영학은 그 태생부터 학제간 (interdisciplinary) 연구로 시작되었다. 이러한 특성은 경영학만의 큰 강점이다. 20세기 초 제조 중심의 동질적 사회, 안정적 환경이 이질적 조직 형태와 초고도의 경쟁과 불확실성의 장으로 변모하면서 학제간 연구로서의 경영학은 더욱 가치를 발휘한다. 이러한 역동적인 사회를 이해하기 위하여 하나의 학문영역에서 성장하는 이론들은 기반이 취약하기 마련이다. 사회의 다른 면을 분석하는 다양한 시각들이 서로 융화하고 갈등해나가며 보다 폭넓은 시각을 구축해 나가야 하는데, 경영학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학문으로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공학을 전공하고, 또 사회학, 심리학, 정치학을 전공한 후, 이러한 시각을 경영학으로 접목시킴으로서 훌륭한 이론가로 회자되는 대가들이 경영학에 참 많다. 이는 곧, 나의 학부 전공이 공학이건, 인문학이건, 사회학이건, 모두 경영학 학문하기의 좋은 씨앗과 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연세 경영대학의 미션이 "창조적 리더십"이다. 창조성의 발현은 기업 경영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핵심 이론들을 섭렵하며, 학문적 고민을 하고 이론적 역량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21세기 창조적 리더의 모습니다. 따라서 연세 경영대의 미션은 훌륭한 경영학 이론가를 양성함으로써 실현될 수 있다. 20세기에는 한국의 경영학 교육 현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열악하였다. 연구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탄탄한 교육을 제공할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었다. 그러나 요즘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우수한 교육 제도가 갖추어져 있으며, 훌륭한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교수들이 본격적인 경영학 학문 교육을 위하여 포진하고 있다. 이제 한국에서도 경영학의 대가를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21세기는 다수의 우수한 한국인 경영학자가 양성되는 시기가 되어야 하며, 연세 대학교 경영대학 대학원이 바로 그 산실의 역할을 할 것이다.

학문이라는 것이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론이라는 것은 재미보다는 무언가 딱딱하고 형식적인 지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었던 시절이었다. 이러한 생각이 바로 경영학을 만나면서 깨어졌다. 경영학은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과 학문 영역을 아우르면서도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현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아주 재미있다. '경영학 학문하기'... 매우 도전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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