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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테마기사 :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 졸업생들이 전하는 메시지 I

2010년 봄학기가 시작되었다. 신입생과 재학생 모두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새 학기의 문을 열었을 것이다. 대우관에서 만난 경영대 학생들은 "경영학과에 이렇게 다양한 세부 전공들이 있는 줄 몰랐어요. 아직 1학년이니까 천천히 탐색해봐도 되겠죠?", "여러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관심이 생긴 분야가 몇 개 있어요. 그런데 그 분야 선배들을 몰라서 그냥 혼자 고민하고 있어요."라고 각자의 고민을 토로했다. 이에 테마기사 19, 20호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졸업생들을 만나 신입생 및 재학생들의 고민을 나누고 조언을 들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안상현(2008년 졸업, Boston Consulting Group), 이경일(2008년 졸업, 삼일회계법인), 이은세(2009년 졸업, EUNSE INTERNATIONAL 창업) 졸업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안상현 졸업생   이경일 졸업생   이은세 졸업생

(기자) 경영학과에는 여러 세부 전공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지금 하고 계시는 일과 관련된 분야는 무엇이며, 어떠한 매력을 느껴 그 분야에 진출하게 되셨습니까?

(안상현 졸업생) 환자가 의사에게 찾아갔을 때 그 사람은 배가 아프다는 사실은 알지만 그것이 위장의 문제인지 대장의 문제인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의사가 청진기를 대고 진찰을 하면 병의 원인을 밝히고 치료할 수 있게 되죠. 이 때 청진기의 역할이 컨설팅의 역할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컨설팅이란 Logical training을 통해 문제에 대한 일종의 해답을 제공하는 것인데, 저는 그러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 중 컨설팅이라는 분야가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요즘엔 방송국에 대한 컨설팅을 하면서 그 매력을 다시금 느끼고 있지요.

(이경일 졸업생) 회계학을 처음으로 접하는 경우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그 이유로는 첫째, 기존에 알고 있던 논리와 매우 다르게 전개되며, 둘째, 숫자를 이용하는 면에서 수학문제를 푸는 느낌으로 접근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회계기준을 습득하고 적절히 적용해야 함을 끊임없이 연습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공부를 계속 하시다 보면 해당 학문이 특정한 숫자로 이루어진 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답을 이끌어내기 위한 논리적 근거 및 기준을 배우고 적시에 적용하는 방법론을 익히는 것임을 알게 되고 이를 실제로 적용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면이 제가 이 분야를 다른 과목보다 집중한 이유입니다.

(이은세 졸업생) 저의 경우, 입학 전에 이미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펼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매니지먼트와 재무, 그리고 마케팅 분야를 비롯하여 두루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매니지먼트는 사업가들에게 실제 경영 전반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전략과 조직 등에 대한 지식을, 재무를 통해서는 사업의 Bottom Line인 Profit의 관리와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 Process를, 그리고 마케팅을 통해서는 보다 증진된 시장과의 Communication Skill을 습득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기자) 모두 각기 다른 세부 전공들에 관심이 있으셨고, 그 동기도 다양하네요. 다음 질문은 개인별로 드리겠습니다. 먼저, 안상현 졸업생께 드리는 질문입니다. BCG에 합격하신 후, 희망제작소에서 1년간 정식근무를 하신 후에 실제 컨설팅 일을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의 근무는 어떠한 체험이었습니까?

(안상현 졸업생) BCG에서는 한창 촛불시위 행렬이 이어지고 있던 2008년 여름에 인턴을 했었습니다. 최고의 비즈니스 엘리트들과 함께 일하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다들 워낙 바쁘다보니 회사에서는 사회나 정치에 관해 얘기할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하지만 저는 촛불시위를 통해 이 사회에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더욱 관심이 갔고, 2008년 한 해는 비즈니스맨으로서의 커리어를 쌓기보다 "현실 사회"를 배우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썸머 인턴이 끝날 무렵 BCG로부터 정식 입사 제의를 받았지만 1년 정도 다른 일을 해본 다음 정식 입사를 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BCG 에서 이를 허락해줬습니다. "시장"이 아니라 "사회"에 관해 배울 수 있는 곳은 어딜까 찾아보다가 마침 희망제작소에서 '희망 컨설턴트'를 뽑는다는 공고를 발견했고, 지원한 후 합격하여 "소기업발전소"라는 부서에서 일했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는 정부에게 사회적 기업이나 마이크로 크레딧 관련 정책 자문을 제공하고, 대학생들 상대로는 사회적 기업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일을 했습니다. 저는 이를 통해 한국 사회의 진지한 변화와 Transformative Leadership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 이경일 졸업생께 드리는 질문입니다. 공인회계사(CPA) 공부과정은 어떠했습니까?

(이경일 졸업생) 해당분야에 대한 뚜렷한 도전의식이 생기고 나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접할 때 의외로 분량이 많아 버거운 느낌도 있었지만 도전의식이 생기고 목표를 뚜렷하게 가지니 이러한 부담감을 느끼기보다는 최선을 다하고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의 경우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여 집중적으로 꾸준하게 공부했던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그 결과 제대 후 2005년도 2학기에 복학하면서 시작해서 2007년 가을에 최종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 이은세 졸업생께 드리는 질문입니다. 'EUNSE INTERNATIONAL'이라는 곳을 창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창업을 하시면서 힘들었던 점과 좋았던 점은 무엇입니까?

(이은세 졸업생) 이와 같은 질문을 종종 받는데, 후배들을 위해 솔직히 털어놓자면 사실 창업단계라고 별로 힘들 것도 좋을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창업 단계부터 힘이 든다고 느껴진다면 커리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더욱 거센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니까요. 사업에는 성공과 실패로부터 오는 크고 작은 자극들이 존재하므로 가장 필요한 것은 적절한 Momentum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주 자체가 기업인 창업 단계는 크고 작은 성공이나 실패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담담하게 내일의 업무를 준비할 수 있는 정신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그러나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은세인터네셔널이 벌써 저의 세 번째 회사이지만 창업 후 여러 번, 특히 작은 성공들로 인해 Momentum이 약해졌던 경험을 되돌아볼 때면 아직도 섬찟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매력은 매우 정직한 결과를 가져다 준다는 것입니다. 사업가로서 오늘 해야 할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이는 매출, 혹은 수익이라는 즉각적인 결과물로 돌아옵니다. 즉, 사업가에게 돈이란 단순히 경제적 단위가 아니라 자신이 무엇인가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을 때 얻게되는 상과 같은 것으로, 이는 엄청난 만족감을 느끼게 해 주죠. 이는 창업 단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신에 의해 사업계획서와 매뉴얼이 한 장씩 늘어나고 고객 연락처가 하나씩 늘어나며, 이것이 어느 날 실제적인 매출로 돌아올 때 느껴지는 만족감은 사업을 하나의 게임으로 즐기도록 하기에 충분합니다..

(기자) 각기 다른 자극을 통해 해당 분야에 진출하셨지만, '열정'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계시네요. 졸업생들께서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에 지금의 커리어 외에 가지고 계시는 또 다른 계획들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안상현 졸업생) 기득권 위주로 돌아가는 한국의 법조계에 대항해, 뜻이 맞는 로스쿨 졸업생들과 함께 보수는 적지만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한국 최초의 로펌을 만들기로 계획 중입니다. 또한 벤처캐피털(venture capital)에 관한 계획이 있습니다. 이번 연말까지 10억을 모아서 9개의 회사에 1억씩 투자하기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뜻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회에 대한 긍정적인 임무들을 수행하고 싶습니다.

(이경일 졸업생) 2007년 겨울 입사한 뒤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상당히 많은 업무분량에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하였습니다. 회계사는 감사 업무뿐만 아니라 재무 자문, 세무 자문, 컨설팅 용역 업무 등 많은 산업을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그만큼 개인적인 시간이 적습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일을 통해 배우는 노하우뿐만 아니라 관련 지식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시간 및 건강관리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올해에는 개인적인 공부 및 여가활동에 보다 많은 시간을 쓰고자 합니다.

(이은세 졸업생) 작년 여름까지도 일주일에 최소한 두 번은 모교 도서관과 상대 도서관을 방문했었는데, 요새 가장 큰 불만은 책 읽을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올 여름엔 꼭 한 달 정도는 책을 읽을 시간을 낼 생각입니다. 또한 조만간 강연을 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제는 기업가로서의 Mindset과 전략과 Leadership이 될 것 같네요. 강연이 시작되면 연경 후배들과의 만남도 기대해 봅니다.

(기자) 현재 재직 중인 곳에 대한 간단한 소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안상현 졸업생) 명실상부한 컨설팅 회사인 BCG를 수식하는 말들은 많지만, 제 생각에 BCG는 직원들에게 'Grow further'를 요구하고 그 방법을 제공하는 회사인 것 같습니다. 직원들은 여러 해외 office에 옮겨 다닐 수 있어 국제적인 감각을 익히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아예 회사 문 자체를 잠그기 때문에 주말 동안 자기 계발을 위해 힘쓸 수 있죠. 그 외에도 training day 등 교육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가 많은 곳입니다.

(이경일 졸업생) 삼일회계법인은 국내 1위의 회계법인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감사를 비롯한 다양한 컨설팅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저는 축적된 노하우와 지식을 습득하며 바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은세 졸업생) 은세인터네셔널은 중소기업을 기본 고객 기반으로 국내 최초로 각 Client별로 특화된 해외 시장 조사 및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그 전신으로 2008년 12월에 설립된 곳입니다. 이 후 중소기업의 해외 대형 Retailer 납품을 위한 Service Package 제공으로 사업을 다각화하였으며, 2009년 하반기부터는 "Smart Creativity"를 모토로 Start-up 대상의 Consulting Project의 서비스를 개시하여 다양한 Project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010년 하반기에는 고유의 시장 조사 및 분석 서비스를 보다 확장하여 해외 기업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한 Inbound Project를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현재 다양한 작업을 수행 중에 있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과 충고 부탁 드립니다.

(안상현 졸업생) 지금 후배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경험과 깊이 있는 이해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열정이 있길 바랍니다. 제가 영국에 갔을 때 정말 맛있다고 생각한 동네 쿠키가게가 있었어요. 저는 그 쿠키가게를 한국에 가지고 오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가게 주인에게 프랜차이즈를 받기 위해 철저하게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해 갔지요. 그런데 그 쿠키가게 주인은 식품시장을 공부한 컨설턴트였고, 저의 열정을 높이 평가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처럼 관심 있는 일이면 열정을 가지고 덤벼보기 바랍니다. 옳은 뜻을 품은 사람들끼리 끓어오르는 열정과 목표를 나누고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그러한 과정에서 저와의 만남이 필요하다면, 제 메일(sanghyun.ahn@gmail.com)로 그 이유를 적어서 꼭 보내주길 바랍니다. 반드시 옳은 뜻을 품고 '함께' 용기를 냅시다.

(이경일 졸업생) 대학 생활은 인생에 단 한 번 오는 소중한 기간입니다. 이 황금 같은 시간을 맹목적으로 소위 말하는 '스펙'을 쌓는 데에만 할애하지 않길 바랍니다. 대학생활 동안 본인의 경쟁력 향상에만 치중하다 보니 정작 사람간의 관계에서는 다소 아쉬운 면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든 균형 있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기발전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대인관계의 중요성도 잊지 않는 현명한 후배님들을 기대합니다.

(이은세 졸업생)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지만, 저는 아무리 노력해도 피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일은 즐길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고 사랑은 곧 열정입니다. 이렇게 열정을 가지고 사랑하는 일을 할 때만이 진정으로 모든 고통을 이겨내고 열심히,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많지 않은 나이이다 보니 왜 사업을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저의 대답은 언제나 한결같습니다. 재미있기 때문이죠. 후배님들도 꼭 열정을 찾길 바랍니다. 단순히 동그라미가 많이 달린 월급을 주는 직장에만 관심 갖지 말고, 그 시간 동안 여러분들의 열정을 찾고 쫓아가길 바랍니다. 그러한 열정만이 여러분들에게 훨씬 많은 동그라미와 함께 즐거움까지 선물해 줄 수 있음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졸업생들이 신입생 및 재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들의 중앙에는 '열정'이 자리잡고 있었다. 점수로 정형화되는 활동들뿐만 아니라 동아리, 동호회 등을 통한 사람과의 관계와 여행, 독서 등을 통한 간접적인 경험에도 열정의 온도를 나누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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