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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칭찬릴레이 - "문제의식을 가지고 실천하는 맑스주의자" 오세철 경영대 명예교수

새해를 열며 경영학과 오세철 명예교수가 칭찬릴레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맑스주의 조직 구조를 연구하고 경영학에서의 진보적 패러다임을 외치는 그는 지금도 젊은이들과 함께 보고 느끼고 행동하는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자본주의의 핵인 경영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그가 전하는 새로운 메시지에 귀를 열어보자.

  • 교수님께서는 억울하게 탄압받는 사람들과 함께 인간 해방을 위해 싸워오셨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궁금하고, 그러한 활동을 하게 된 동기와 목적이 궁금합니다.
  • 저는 제 자신을 '맑스주의자'라고 표현하기를 좋아합니다. 이것이 '맑스주의 연구자'와 다른 점은 이론적으로만 가르치지 않고 이론 자체를 실천적으로 행동한다는 점입니다. 요즘 들어 자본주의의 근본적 문제가 많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자본주의 자체가 인류의 희망이 될 수는 없음을 뜻합니다. 자본주의 내에서 억압받고 고통 받는 민중(또는 노동자)들과 함께 고통을 분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실천하는 사람들이 제가 말하는 '맑스주의자'입니다. 경영대와 상경대에서는 저를 의아하게 바라보겠지만 저는 오래 전부터 행동하고 실천하는 데 역점을 둔 사람입니다. 최근에는 용산 사례에서 무고하게 철거된 5명의 사람들의 소식을 접하며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통해 용산에서 밤을 새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러한 활동을 하게 된 것은 가정의 영향도 컸으리라 봅니다. 연세대 교수셨던 아버지와 이화여대 교수셨던 어머니 아래 지식인의 가정에서 성장하면서 스스로 많이 학습해왔습니다. 다만 저의 신념은 강단에 서는 것과 연구하는 것만이 교수나 연구자들의 본분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 또한 본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 교수님께서는 총체적인 사회 속에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학생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 지 고민을 던져주시는 강의를 하곤 하셨습니다. 궁극적으로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제시하고자 하시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또한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 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저는 첫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당신들은 예비 노동자이다'라는 말을 합니다. 물론 소수는 CEO나 훌륭한 자본가가 될 수도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현실을 받아들일 때, 한 분야의 예비 노동자로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치열한 스펙(Specification) 쌓기에 열을 올립니다. 그러나 문제의식이 결여된 이러한 행위들은 자기 자신의 인간성을 파괴하고 도구나 상품으로서의 전락을 불러오게 되죠. 경영대에서 공부하면서도 끊임없이 '자본주의 사회에는 어떤 문제가 있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답해보는 훈련을 하기 바랍니다. 그것이 공부입니다. 그러한 공부를 보다 더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추천하는 방법은 '소통'입니다.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해결해나가는 대안 학교를 만들고 어려울 때에는 선배나 교수에게 도움을 청하며 학습해 나가는 것이 오늘날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교수님께서는 2010년 마르퀴즈 후즈후 (Marquis who's who)에 올라, 2001년부터 10년 연속 등재되는 기록을 세우셨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선정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 및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 저의 계속적인 학문 활동과 맑스주의자로서의 여러 실천적 활동들이 연속 등재 결정의 주 요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가진 앞으로의 특별한 계획은 맑스주의 대학원을 설립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도권에서는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일찍이 명예퇴직을 했던 것인데 그간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대학원에서 가르칠 수 있는 유능한 교수진의 부족과 실천적이고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진 학생의 부족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이것이 저의 큰 목표로 남아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연세인 모두에게 덕담과 충고 부탁드립니다.
  • 연세대는 어느 재벌이나 자본에도 속박 받지 않는 자유로운 대학입니다. 진리가 자유를 이끌어낼 수 있기 위해서는 실천적인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 연세인 모두가 인문학적 상상력을 가지고 깊고 넓은 학문을 해야 합니다. 세상의 대학들이 천편일률적으로 변해가는 게 가슴 아픈 요즘 시대에 학생들이 이 안타까움을 먼저 깨닫고 아래에서부터 위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학문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마르퀴즈 후즈 후"는 미국에서 해마다 발행하는 세계인명사전으로, 각 분야의 저명인사와 지도자를 선정해 업적과 이력을 소개하고 있다. 100년이 넘는 전통과 까다로운 선정 기준으로 세계인명사전의 대명사로 평가 받고 있는 이 사전은 해마다 과학, 공학, 예술, 문화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내어 영향력 있는 저명인사 5만명을 전세계 215개국에서 선정하여 등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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