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호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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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테마기사 - 대(代)를 이은 연세 경영 동문 I
              - 모녀 모두 최우수 졸업이라는 영광을 안은 이야기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은 오는 2015년 연세 경영 100주년이 된다. 그만큼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연세대학교 경영대에서는 선배의 발자취를 따라 후배들은 학문을 닦고,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연세대학교 경영대를 졸업한 선배인 부모님을 둔 연세 경영인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연세 경영을 대를 이어 최우수로 졸업한 모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두 동문은 이정선(경영81) 선배와 백지현(경영06) 선배이며, 두 분은 모녀 지간이다.

  • 모녀가 대를 이어 연세대학교 경영대를 졸업하셨는데, 두 분은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시며,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 母 이정선> 1981년에 상경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하여 4학년이던 1984년에 연세대학교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한국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여 그 후 10년간 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심리 (Quality Assurance), 교육컨설팅을 하고 그 후 16년간 내부감사 업무를 하여 현재는 한국 AIA 생명보험의 감사부 상무입니다. 내부감사 업무가 법규나 정책 준수 수준을 향상시키고 업무 효율 및 효과성을 높이는 내부 컨설턴트 역할이기 때문에, 항상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하고자 하는 제 성향과 잘 맞아서 1995년부터 계속 내부감사 업무만을 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하고 싶고, 정년이 되어 퇴직하여도 비영리법인이나 중소기업을 위해 내부감사나 업무개선 컨설팅을 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야 몇 년 내에 할머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건강 관리를 잘 하여 손주도 잘 길러주고 싶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가족과 사회에 봉사하며 살고 싶습니다.

  • 女 백지현> 저는 작년 가을학기부터 미국 Michigan Ann Arbor에 있는 University of Michigan Ross School of Business의 Operations and Management Science 전공 박사과정 1년 차에 재학 중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어려운 박사 과정 학문을 최선을 다해 감당하고, 5년 내에 박사 학위를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교수가 되어 대학생들에게 경영학을 가르칠 뿐 아니라, 청년들의 삶이 하나님의 비전대로 풍성하고 아름답게 피어나도록 돕는 인생 멘토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학자로서는 앞으로 Operations 와 Organizational Behavior의 접점 분야를 연구하고 싶은데요, 현재 Social Network가 Operations 성과에 미치는 영향, Healthcare Management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문제를 찾고 있습니다. 제 개인 인생에 있어서는, 어머니께서 제가 몇 년 내에 성공적으로 결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계신 것 같은데, 사실 저는 걱정이 되는 바라, 넓은 세상에서 제 비전을 쫓으며 살면서도, 부모님이 이루신 우리 가족처럼 단란한 가정을 잘 이루고 현모양처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 백지현 동문님은 어머님이 연세대학교 경영대를 졸업한 선배님인데, 그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던 적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점이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 드립니다. 또한 선배님께서 대학교에 입학하실 때도 그 점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는지 말씀 듣고 싶습니다.
  • 女 백지현> 입학 할 때 물론 주저함 없이, 그 당시 새로 지은 건물을 자랑하던 K대의 경영대를 선택하지 않고 연대를 선택한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저는 대학원 공부 중에 저를 낳으신 어머니를 따라 아기 때부터 연대 캠퍼스를 왔다 갔다 했었고, 어린 시절에도 봄이면 꽃 사진 찍으러 연대 캠퍼스에 어머니와 나들이를 나왔던 뼛속까지 파란 피가 흐르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정말 아무 주저함 없이 '저는 연대 갈 겁니다'라고 말하고 다녔던 학생입니다. 경영대를 선택한 것은 제가 경영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어머니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제가 주체가 된 판단이었는데요, 그래도 입학하고 나서 어머니의 간접적인 도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어머니의 지도 교수님은 물론 동기, 선후배 분들이 교수진으로 계셔서, 저는 1학년 때부터 교수님 연구실에 찾아가 '누구 딸입니다' 인사 드리고 면담하는 것을 자연스레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보통 학부 학생에게 교수님과 면담 약속 잡고 방문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그 벽을 쉽게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어머니의 세부 전공인 회계가 아닌 오퍼레이션을 선택하게 되자 회계 지도 교수님들과는 많은 교류를 하지는 못하였는데, 1학년 때부터 훈련된 '교수님께 조언 구하고 면담하기' 습관은 제 대학생활 내내 정말 많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 주었고, 또 미래 방향을 잡는 데 가장 주요한 요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어리고 쑥맥이었던 저를 강권하여 교수님들과의 교류를 계속하여 장려해주신 어머니께 감사 드립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어머니가 저의 공부 분야에 대해 많은 이해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머니가 학부 시절 회계 못지 않게 좋아했던 과목이 'OR'과 '생산 관리' 였어요. 그래서 제가 OM 전공을 결정하였을 때 부러움과 뿌듯함으로 저를 많이 지원해 주셨습니다. OM 이 경영학의 다른 분과에 비해 잘 알려진 분야가 아니라 동기나 타전공 친구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지 못했었기에 어머니의 지원이 큰 힘이었습니다. 지금도 "머리만 따른다면 같이 공부해서 OM 석사학위라도 받고 싶다"고 하시는데, 같이 유학 생활하는 건 어떨지 희망을 조심스레 가져봅니다.

    마지막으로는 81학번 수석 졸업이었던 어머니의 후광에, 보이지 않는 압박을 조금이나마 느꼈던 점인데요. 시간이 지나며 압박을 기대로 전환하고 긍정적으로 소화하려고 노력하면서, 저도 최우수 졸업생의 1인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문의 영광을 선물해 주신 학교에 감사 드립니다.
  • 두 분이 대를 이어 연세대학교 경영대를 나오셨으니, 두 분이 각각 느꼈던 재학 중의 연세대학교 경영대의 분위기라든가 학교에 대한 추억이 다를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었는지 궁금한데요, 두 분 각각 본인이 가진 연세대학교 경영대에 관한 말씀이나 추억담을 들려주세요.
  • 母 이정선> 지현이와 제가 꼭 25년의 차이니까 강산(江山)이 두 번 반이나 변했는데, 모든 게 다 큰 차이지요. 학업에만 열중할 수 있는 안정된 분위기와 경영대가 진정한 남녀공학(男女共學)이라는 점이 가장 부럽습니다. 저는 전두환 정권 시작과 함께 대학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학생들의 민주화 투쟁을 감시하기 위하여 캠퍼스에 학생 수 보다 소위 ‘짭새’라고 불리는 감시요원 수가 더 많을 정도였으니까요. 또한 400여명 정도의 경영학과 입학생 중에 여학생이 6명 밖에 안 되어 불필요한 주목을 받아야 했습니다. 여자화장실을 향해 로비를 지나가면 “어디 가~니?” 시험 점수가 좋으면 “너 이러다간 시집 못 간다”며 놀림을 받아야 했죠. 하소연하고 상담할 여자 교수님이 한 분도 안 계시던 시절에 그래도 당시 미국에서 막 돌아오신 교수님들께서 lady first 정신으로 많이 보살펴 주셨고, 말로는 놀려도 마음으로는 신사도(紳士道)를 발휘했던 친구들이 있었기에 좋은 추억으로만 가득한 4년이었습니다.
  • 女 백지현> 어머니 말씀대로 저는 남녀가 반반인 진정한 남녀공학의 캠퍼스에서 학업은 물론 학과 외 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낭만적이고 열정적이고 참으로 다이나믹한 4년을 보냈던 것이 언제 돌아봐도 행복한 기억입니다. 경영학과의 거의 모든 수업이 팀 프로젝트를 요구했기 때문에 조모임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배경의 친구들, 다른 연배의 선후배들과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협동했던 것이 유익하고 정말 즐거웠습니다. 특히 우리 경영대 수업에는 타전공 친구들도 수업을 많이 들으러 오고, 외국인 교환학생 친구들도 많이 있어서 좋은 인연도 많이 만들 수 있었고, 강의실에서 뿐만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배우는 점이 많아서 학교 생활 자체가 굉장히 좋은 Learning Experience다고 생각합니다.
  • 대를 이어 연세대학교 경영대를 졸업하신 두 분 모두 연세대학교 경영대의 선배님이십니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부탁 드립니다.
  • 母 이정선> 우리 집 가훈이 ‘조화 속의 창조적 인간’입니다. 사회적 동물로서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최근 경영대가 강조하는 creativity를 갖추어 ‘창조적 인간’이 되고자 함입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제가 늘 우리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정면돌파(正面突破)’와 ‘진인사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꿈 너머 꿈을 갖고 – 이에 대해서는 우리 동문이신 고도원님의 책을 참고 –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향해 떳떳하고 바른 길을 가며, 그 길에서 자신의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겸손함을 가졌으면 합니다. 나이 들수록 말이 많아지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야 한 보따리지만, 작년에 졸업한 지현이의 따끈 따끈한 말이 후배들에게는 훨씬 더 도움이 될 테니 지현이에게 바톤을 넘기겠습니다.
  • 女 백지현>저는 휴학 없이 스트레이트 4년을 딱 달리고 졸업했는데요, 정말 꽉 채워서 보람있게 보낸 것 같지만 항상 더 할 수 있었던 일들에 대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20대 초반의 그 시간이, 사회로 나가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하는 중요한 기간이지만, 또 새로운 환경, 경험, 심각한 생각, 잡생각, 여러 사람들이 인생에 계속 밀려들어오는 격변기라 자칫하면 목적없이 방황하다가 지나버리기도 쉬운 시간입니다. 미래를 위해 '필요한 방황'을 해야 한다면, 가장 좋은 때는 대학 학부 시절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시간 동안에 밀려들어오는 모든 기회를 되도록 잡으시고, 하고 싶은 것은 맘껏 도전하시고, 공부든 노는 것이든 뭐든지 경험에 욕심내시고, 매순간 열정적으로 꽉 차게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목적 없이 방황하는 것이 아니라, 내 미래의 비전과 방향성을 분명히 잡기 위해 모든 대안을 겪어보고 비교하는 '목적 있는 방황'을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연세인의 core value인 '자유'와 '진리'를 둘 다 잡으시는 대학 생활 하시길!

부모와 자녀가 대를 이어 한 학교를 나온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일임에 분명하다. 연세대학교 경영대를 나온 두 분 모두에게 모교는 남다른 애정이 깃든 곳이다. 게다가 두 분 모두 최우수 졸업이라는 영예를 안기도 한 것을 볼 때, 부모의 영광을 자녀가 이어받는 점이 인상 깊다. 연세대 경영대가 명문으로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선배와 후배 간의 유기적 관계가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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