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입학하면 걱정이 없을 것 같았는데 대학에 온 이후 더 많은 고민거리와 진로에 대한 막연함으로 많은 학생들이 불면의 밤을 보내기도 한다. 연세대 경영대 학생들 또한 수많은 선배들이 연세경영이라는 둥지를 떠나 각자의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을 보며 스스로의 진로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진다. 당당히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선 졸업생들은 재학생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지만, 재학 중에는 똑같은 고민의 날들이 있었을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언론, 창업/사회적 기업, 광고/홍보 직군에서 자신의 길을 걸으며 커리어를 쌓고 있는 선배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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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항리 (경영 07, KBS 신입직 아나운서)
• 자기소개
저는 KBS 39기 신입 아나운서입니다. 경영학과 4반 07학번이고, 아직 대학교 4학년이며 휴학 상태입니다. 2012년 7월 입사 후 연수원, OJT 3개월을 마친 후 지금은 라디오 뉴스(5분짜리)와 몇몇 프로그램(출발 드림팀, 아침마당, 청춘 불패 등)에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KBS의 경우 특정 직종은 입사 후 1~2년 정도 지역 근무를 합니다. 방송에 투입되기 전에 지역 KBS에서 경험을 쌓는 거죠. 그래서 지역 근무가 끝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면 학업과 병행을 해서 졸업을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KBS는 학력 제한이 철폐되어서 졸업예정자 신분으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 진로 선택 동기
저는 대중 앞에서 발표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Draw the world through sound(소리를 통해 세상을 그리다)’ 이 문구는 저희 집에 적혀 있는 문패인데, 목소리를 통해 세상을 그려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입학 후 1~2학년 때는 경영학과에 재학하다 보니 컨설팅 업계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군대 복무를 하면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결심하였습니다. 또한 컨설팅의 경우 내가 만들어내는 가치가 고객-회사에게만 돌아가는 반면, 아나운서가 생산하는 가치, 정보나 유쾌함은 모든 사람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따뜻한 세상을 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군대에서 언론사 필기 공부를 시작했고, 제대 후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실기 준비를 했습니다. 6개월 정도 교육을 받고 다른 소규모 방송사(한국 경제 wowtv)에서 2개월 정도 일했습니다. 일에 대한 흥미를 느꼈지만, 경제적인 보수와 직업 안정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특히 3사 KBS, MBC, SBS 아나운서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어서 마지막까지 진로 준비를 병행했습니다. BCG라는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을 하면서 방송사 시험을 치렀는데, 다행히 KBS에 합격을 하게 되어 아나운서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아나운서는 다른 직종과 다르게 경쟁률도 치열하고, 단순히 노력만으로 꿈을 성취할 수는 없다는 비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마치 안개 속에서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이 특히 힘들었습니다.
• 이것만은 꼭 기억하자!
미국 드라마 ‘NEWSROOM’을 시청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언론인으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 상업방송과 한국 방송의 생태계는 많이 다르지만, 여러 가지 감안하더라도 볼 만한 드라마입니다. PD라면 창의성, 기자라면 논리력, 아나운서라면 말하는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각 직종별로 요구되는 기본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의 삶은 생각보다 고단할 겁니다. 검•경찰에 비해서는 취재 권한이 적기 때문에 인맥을 통해서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서 사람 관계 형성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또 값진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현장을 누비며 고군분투하는 삶을 각오하셔야 할 겁니다. 특히 면접에서는 방송사에 지원하는 당위성과 사명감에 대해 강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Why announcer, Why me, Why KBS에 대한 대답은 평소에도 스스로 되뇌면서 취업 준비를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것만은 꼭 준비하자!
아나운서를 지망한다면 소규모 방송국에서 실제 방송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방송인으로서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평소에도 노력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탈락의 고배를 필연적으로 많이 마시게 될 텐데, 객관적으로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선배에게 조언을 받으면 좋겠습니다. 힘들어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자살 충동까지 겪었다는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방송사에 종사하고 있는 선배를 찾아가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설령 알고 지내는 사람이 없다 할지라도, 학교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도움을 주실 겁니다. 아나운서뿐 아니라 언론계를 지망하는 후배님들은 KBS로 문의 주셔서 선배들을 괴롭혀 주세요. 환영합니다. 그리고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알파를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컨설팅에 지원할 때는 캄보디아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실제 컨설팅 프로젝트를 했던 경험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방송사에 지원할 때 기업 CEO(이철 헤어커커)를 설득해서 캄보디아 프로젝트에 필요한 지원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단순히 학업뿐 아니라, 면접자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질 만한 몇 가지 특화된 경력을 갖추시길 바랍니다. 신문방송학과 수업을 듣는 것도 추천합니다. 기본적으로 언론사 필기 시험에 출제되는 문제들이 학교 수업을 통해 상당 부분 준비할 수 있습니다.
• 이것만은 꼭 갖추자!
경영학과 후배가 방송사를 지원하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방송 경영(회계, 인사, 마케팅)을 포함해서 PD, 기자, 아나운서 등 자신의 희망 직업에 대해서 많이 연구하길 바랍니다. 직업에 대한 확신을 가지려면 환상보다는 그 실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그 후에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끄럽지만, KBS에서 지역 근무를 해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인턴 기간 매일 새벽 1~2시에 퇴근하며 5개월을 치열하게 살아보기도 했습니다. 3개월 동안 운동 선수들과 합숙 훈련을 하면서 하루 종일 운동만 했던 적도 있습니다. 고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저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합격의 순간,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이 길이 나에게 맞는 길인가? 라는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전하고 싶다면 도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후회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행동함으로써 느끼는 뉘우침-후회, 나머지는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느끼는 아쉬움-후회입니다. 그런데 아쉬움-후회가 훨씬 오랫동안 인간의 뇌에 머무른다고 합니다. 어쩌면 평생 걸어보지 않은 길에 대해서 후회할 수도 있죠. Life is not a rehearsal. 제 좌우명인데요. 한 번뿐인 인생이라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도전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삶으로써 후회가 남지 않는 학창 시절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 안병준 (경영 04, 매일경제 기자)
• 자기소개
저는 2012년 2월에 졸업했습니다. 입사는 지난해 9월 달에 했구요. 기자는 보통 수습기자로 입사하게 되는데 수습교육차원에서 처음에는 경찰서에 배치 받습니다. 언론사마다 수련기간은 다른데 최소 1개월에서 최대 6개월입니다. 매일경제신문은 2개월 가량인데 일명 ‘마와리 돈다(언론계 표현)’라고 합니다. 수습기자를 위한 공간이 경찰서 내에 있는데 여기서 먹고 자면서 타사 수습들과 언론계의 찐한 전우애를 나누고 때로는 사건 하나에 눈에 불을 켜고 경쟁을 하기도 합니다. 이후 경제부에서 지식경제부 한국은행에 출입했으며 지난 11월 1일부로 여론 독자부로 옮겨 인물 스토리 발굴과 전문가들의 기고를 받고 있습니다.
• 진로 선택 동기
어렸을 때부터 PD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3년 동안 방송부를 했고 고3 때는 방송부 부장을 역임했으며 3번의 방송제를 열었습니다. 제가 대학에 입학할 때는 계열모집이라 과 지정을 2학년 때 했는데 연세경영은 인맥이 넓고 경영 쪽에도 관심이 많아 경영학과를 지원했습니다. 이후 언론과는 전혀 다른 고시를 준비하다가 실패 후 뒤늦게 25살에 군대를 갔죠. 군대 제대할 때 27살 이었는데 제대 6개월 전 매경 TEST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이 시험은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하는 것으로 경제•경영 관련 이해력을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제대 후 타이밍 좋게 매일경제에서 입사공고가 났고 지원해 합격했습니다. 경제신문 기자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군대에서 매일경제를 읽으면서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인 경제•경영에 관해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사실 언론고시라고 불리는 이곳에 전 정말 운 좋게 붙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항상 취업을 설명할 때 운명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죠. 사실 고시생의 최악은 고시 준비로 스펙을 쌓을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시에 더욱 몰입하게 되죠. 전 과감하게 고시를 포기했던 게 취업에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생각할 때 새옹지마를 외치며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네요.
• 이것만은 꼭 기억하자!
기자라는 직업이 겉으로는 엘리트처럼 보이지만 사실 중노동입니다. 갑작스럽게 터지는 사건 사고에 주말과 휴일은 없고 기사 마감시간에 매일 조바심이고 술과 담배가 끊이지 않는 최악의 직업일 수 있습니다. 또 사람 만나는 일이 싫다면 이 직업을 선택해서는 안되죠. 시대를 통찰하는 능력과 위아래로 특종을 요구하는 차가운 시선에도 버틸 수 있는 뱃집, 야근을 밥 먹듯이 할 수 있는 강한 체력,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화술이 없다면 이 분야에 오는 것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자신의 적성을 알고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은 극소수이지만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게 낫죠. 특히 군대 빼고 군기 세기로 유명한 곳이 법조계, 의료계 그리고 언론계입니다. 입사했다가 나가는 사람을 많이 봤는데 이 같은 생활에 환멸을 느껴서 그렇죠.
• 이것만은 꼭 준비하자!
이 분야에 오기로 마음 먹었다면 다음 조건을 갖추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분야에 와서 다시 배워야 할 것들이 많으니까요. △복종심 : 언론사는 전반적인 논조가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회사의 방향이 있다면 그대로 기사를 써야 합니다. 또 납득하기 어려운 오더가 내려올 때도 있지만 기자의 능력은 안 되는 것도 되는 것처럼 하는 게 중요합니다. 여기서 되는 것처럼이란 되면 좋겠지만 되기 어려우면 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영어 : 한글로 기사를 쓴다고 영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외국인 전문가 인터뷰는 필수입니다. 물론 중간에 홍보실과 협조하여 번역할 수 있겠지만 직접 외국인과 소통할 때 얻는 기사의 질은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죠. △글쓰기 능력 : 타고나는 부분이 있지만,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기사는 창의적인 것보다는 정형화된 게 더 많습니다. 인터뷰와 같이 기자의 실력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이 정형화된 틀이 있죠. 그걸 암기하고 계속 써보면 기사다운 기사를 쓸 수 있습니다. △추진력 :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보다는 안 보이는 유를 찾아내는 게 기자입니다. 때로는 취재를 하면서 많은 난관에 부닥치게 되는데 이걸 넘어뜨리는 힘이 필요합니다. 선배들한테 ‘힘들 것 같은데요’라는 말보다 ‘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낫다는 것은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언론계에서는 성과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더 중요합니다.
•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처음 취직하고 난 뒤 자신과 적성이 맞지 않아 고민하게 되는데, 무턱대고 회사를 나오면 재취업은 쉽지 않죠. 때로는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버티는 게 좋은 답일 수 있습니다. 적어도 10년은 해야 전문가가 된다고 하는데 그 이전에 옮기는 것은 자신의 경력에도 좋지 않죠. 저는 사실 스펙이 좋지 않아 취업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다행스럽게 취직을 하긴 했지만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잃지 않으려고 했죠. 이는 군대 생활하면서 깨달은 바입니다. 최악이라고 생각한 상황이 지나고 보면 최선의 상황이었죠. 새옹지마!! 항상 잊지 마세요. 그리고 지금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배움과 행동들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너무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일단 해보세요. 그 유명한 스티브 잡스도 이렇게 얘기했습니다-Stay hungry, Stay foolish(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
• 자기소개
저는 KBS 39기 신입 아나운서입니다. 경영학과 4반 07학번이고, 아직 대학교 4학년이며 휴학 상태입니다. 2012년 7월 입사 후 연수원, OJT 3개월을 마친 후 지금은 라디오 뉴스(5분짜리)와 몇몇 프로그램(출발 드림팀, 아침마당, 청춘 불패 등)에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KBS의 경우 특정 직종은 입사 후 1~2년 정도 지역 근무를 합니다. 방송에 투입되기 전에 지역 KBS에서 경험을 쌓는 거죠. 그래서 지역 근무가 끝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면 학업과 병행을 해서 졸업을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KBS는 학력 제한이 철폐되어서 졸업예정자 신분으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 진로 선택 동기
저는 대중 앞에서 발표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Draw the world through sound(소리를 통해 세상을 그리다)’ 이 문구는 저희 집에 적혀 있는 문패인데, 목소리를 통해 세상을 그려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입학 후 1~2학년 때는 경영학과에 재학하다 보니 컨설팅 업계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군대 복무를 하면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결심하였습니다. 또한 컨설팅의 경우 내가 만들어내는 가치가 고객-회사에게만 돌아가는 반면, 아나운서가 생산하는 가치, 정보나 유쾌함은 모든 사람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따뜻한 세상을 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군대에서 언론사 필기 공부를 시작했고, 제대 후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실기 준비를 했습니다. 6개월 정도 교육을 받고 다른 소규모 방송사(한국 경제 wowtv)에서 2개월 정도 일했습니다. 일에 대한 흥미를 느꼈지만, 경제적인 보수와 직업 안정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특히 3사 KBS, MBC, SBS 아나운서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어서 마지막까지 진로 준비를 병행했습니다. BCG라는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을 하면서 방송사 시험을 치렀는데, 다행히 KBS에 합격을 하게 되어 아나운서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아나운서는 다른 직종과 다르게 경쟁률도 치열하고, 단순히 노력만으로 꿈을 성취할 수는 없다는 비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마치 안개 속에서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이 특히 힘들었습니다.
• 이것만은 꼭 기억하자!
미국 드라마 ‘NEWSROOM’을 시청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언론인으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 상업방송과 한국 방송의 생태계는 많이 다르지만, 여러 가지 감안하더라도 볼 만한 드라마입니다. PD라면 창의성, 기자라면 논리력, 아나운서라면 말하는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각 직종별로 요구되는 기본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의 삶은 생각보다 고단할 겁니다. 검•경찰에 비해서는 취재 권한이 적기 때문에 인맥을 통해서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서 사람 관계 형성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또 값진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현장을 누비며 고군분투하는 삶을 각오하셔야 할 겁니다. 특히 면접에서는 방송사에 지원하는 당위성과 사명감에 대해 강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Why announcer, Why me, Why KBS에 대한 대답은 평소에도 스스로 되뇌면서 취업 준비를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것만은 꼭 준비하자!
아나운서를 지망한다면 소규모 방송국에서 실제 방송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방송인으로서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평소에도 노력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탈락의 고배를 필연적으로 많이 마시게 될 텐데, 객관적으로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선배에게 조언을 받으면 좋겠습니다. 힘들어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자살 충동까지 겪었다는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방송사에 종사하고 있는 선배를 찾아가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설령 알고 지내는 사람이 없다 할지라도, 학교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도움을 주실 겁니다. 아나운서뿐 아니라 언론계를 지망하는 후배님들은 KBS로 문의 주셔서 선배들을 괴롭혀 주세요. 환영합니다. 그리고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알파를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컨설팅에 지원할 때는 캄보디아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실제 컨설팅 프로젝트를 했던 경험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방송사에 지원할 때 기업 CEO(이철 헤어커커)를 설득해서 캄보디아 프로젝트에 필요한 지원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단순히 학업뿐 아니라, 면접자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질 만한 몇 가지 특화된 경력을 갖추시길 바랍니다. 신문방송학과 수업을 듣는 것도 추천합니다. 기본적으로 언론사 필기 시험에 출제되는 문제들이 학교 수업을 통해 상당 부분 준비할 수 있습니다.
• 이것만은 꼭 갖추자!
경영학과 후배가 방송사를 지원하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방송 경영(회계, 인사, 마케팅)을 포함해서 PD, 기자, 아나운서 등 자신의 희망 직업에 대해서 많이 연구하길 바랍니다. 직업에 대한 확신을 가지려면 환상보다는 그 실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그 후에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끄럽지만, KBS에서 지역 근무를 해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인턴 기간 매일 새벽 1~2시에 퇴근하며 5개월을 치열하게 살아보기도 했습니다. 3개월 동안 운동 선수들과 합숙 훈련을 하면서 하루 종일 운동만 했던 적도 있습니다. 고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저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합격의 순간,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이 길이 나에게 맞는 길인가? 라는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전하고 싶다면 도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후회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행동함으로써 느끼는 뉘우침-후회, 나머지는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느끼는 아쉬움-후회입니다. 그런데 아쉬움-후회가 훨씬 오랫동안 인간의 뇌에 머무른다고 합니다. 어쩌면 평생 걸어보지 않은 길에 대해서 후회할 수도 있죠. Life is not a rehearsal. 제 좌우명인데요. 한 번뿐인 인생이라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도전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삶으로써 후회가 남지 않는 학창 시절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 안병준 (경영 04, 매일경제 기자)
• 자기소개
저는 2012년 2월에 졸업했습니다. 입사는 지난해 9월 달에 했구요. 기자는 보통 수습기자로 입사하게 되는데 수습교육차원에서 처음에는 경찰서에 배치 받습니다. 언론사마다 수련기간은 다른데 최소 1개월에서 최대 6개월입니다. 매일경제신문은 2개월 가량인데 일명 ‘마와리 돈다(언론계 표현)’라고 합니다. 수습기자를 위한 공간이 경찰서 내에 있는데 여기서 먹고 자면서 타사 수습들과 언론계의 찐한 전우애를 나누고 때로는 사건 하나에 눈에 불을 켜고 경쟁을 하기도 합니다. 이후 경제부에서 지식경제부 한국은행에 출입했으며 지난 11월 1일부로 여론 독자부로 옮겨 인물 스토리 발굴과 전문가들의 기고를 받고 있습니다.
• 진로 선택 동기
어렸을 때부터 PD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3년 동안 방송부를 했고 고3 때는 방송부 부장을 역임했으며 3번의 방송제를 열었습니다. 제가 대학에 입학할 때는 계열모집이라 과 지정을 2학년 때 했는데 연세경영은 인맥이 넓고 경영 쪽에도 관심이 많아 경영학과를 지원했습니다. 이후 언론과는 전혀 다른 고시를 준비하다가 실패 후 뒤늦게 25살에 군대를 갔죠. 군대 제대할 때 27살 이었는데 제대 6개월 전 매경 TEST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이 시험은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하는 것으로 경제•경영 관련 이해력을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제대 후 타이밍 좋게 매일경제에서 입사공고가 났고 지원해 합격했습니다. 경제신문 기자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군대에서 매일경제를 읽으면서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인 경제•경영에 관해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사실 언론고시라고 불리는 이곳에 전 정말 운 좋게 붙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항상 취업을 설명할 때 운명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죠. 사실 고시생의 최악은 고시 준비로 스펙을 쌓을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시에 더욱 몰입하게 되죠. 전 과감하게 고시를 포기했던 게 취업에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생각할 때 새옹지마를 외치며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네요.
• 이것만은 꼭 기억하자!
기자라는 직업이 겉으로는 엘리트처럼 보이지만 사실 중노동입니다. 갑작스럽게 터지는 사건 사고에 주말과 휴일은 없고 기사 마감시간에 매일 조바심이고 술과 담배가 끊이지 않는 최악의 직업일 수 있습니다. 또 사람 만나는 일이 싫다면 이 직업을 선택해서는 안되죠. 시대를 통찰하는 능력과 위아래로 특종을 요구하는 차가운 시선에도 버틸 수 있는 뱃집, 야근을 밥 먹듯이 할 수 있는 강한 체력,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화술이 없다면 이 분야에 오는 것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자신의 적성을 알고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은 극소수이지만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게 낫죠. 특히 군대 빼고 군기 세기로 유명한 곳이 법조계, 의료계 그리고 언론계입니다. 입사했다가 나가는 사람을 많이 봤는데 이 같은 생활에 환멸을 느껴서 그렇죠.
• 이것만은 꼭 준비하자!
이 분야에 오기로 마음 먹었다면 다음 조건을 갖추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분야에 와서 다시 배워야 할 것들이 많으니까요. △복종심 : 언론사는 전반적인 논조가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회사의 방향이 있다면 그대로 기사를 써야 합니다. 또 납득하기 어려운 오더가 내려올 때도 있지만 기자의 능력은 안 되는 것도 되는 것처럼 하는 게 중요합니다. 여기서 되는 것처럼이란 되면 좋겠지만 되기 어려우면 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영어 : 한글로 기사를 쓴다고 영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외국인 전문가 인터뷰는 필수입니다. 물론 중간에 홍보실과 협조하여 번역할 수 있겠지만 직접 외국인과 소통할 때 얻는 기사의 질은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죠. △글쓰기 능력 : 타고나는 부분이 있지만,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기사는 창의적인 것보다는 정형화된 게 더 많습니다. 인터뷰와 같이 기자의 실력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이 정형화된 틀이 있죠. 그걸 암기하고 계속 써보면 기사다운 기사를 쓸 수 있습니다. △추진력 :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보다는 안 보이는 유를 찾아내는 게 기자입니다. 때로는 취재를 하면서 많은 난관에 부닥치게 되는데 이걸 넘어뜨리는 힘이 필요합니다. 선배들한테 ‘힘들 것 같은데요’라는 말보다 ‘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낫다는 것은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언론계에서는 성과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더 중요합니다.
•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처음 취직하고 난 뒤 자신과 적성이 맞지 않아 고민하게 되는데, 무턱대고 회사를 나오면 재취업은 쉽지 않죠. 때로는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버티는 게 좋은 답일 수 있습니다. 적어도 10년은 해야 전문가가 된다고 하는데 그 이전에 옮기는 것은 자신의 경력에도 좋지 않죠. 저는 사실 스펙이 좋지 않아 취업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다행스럽게 취직을 하긴 했지만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잃지 않으려고 했죠. 이는 군대 생활하면서 깨달은 바입니다. 최악이라고 생각한 상황이 지나고 보면 최선의 상황이었죠. 새옹지마!! 항상 잊지 마세요. 그리고 지금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배움과 행동들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너무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일단 해보세요. 그 유명한 스티브 잡스도 이렇게 얘기했습니다-Stay hungry, Stay foolish(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