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경영대학은 지난 11월 1일 오후 7시 30분 대우관 본관 B121호에서 ‘외국계기업에서의 커리어’라는 주제로 크리에이티브 리더십 포럼(CL 포럼)을 개최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20여명의 학생들이 포럼 장을 찾았다. 12번째를 맞은 이번 CL 포럼은 외국계기업에 관심을 가진 연세인들을 대상으로 외국계기업에 다니고 있는 경영대학 졸업 선배들의 특강과 간담회로 진행되었다.
이혜림(에스티로더, 경영 03), 홍유빈(P&G, 경영 07), 정은혁(3M, 경영 05), 이상협(P&G, 경영 97) 4명의 동문들이 외국계기업의 여러가지 측면들을 하나씩 풀어나갔다.
이혜림 동문은 에스티로더에서 헤어 프로덕트 매니저이다. 이 동문은 국내대기업과 외국계기업에서 모두 일해 본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먼저 단순비교는 어렵다고 전제한 후 “개인의 자율성과 넓은 업무 범위가 국내기업과 대비되는 외국계기업의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그래서 제너럴리스트로 성장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습니다”고 했다. 그녀는 외국계기업에서의 커리어를 ‘양날의 칼’이라고 표현했다. 국내기업은 사수가 붙어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교육하고 연공서열에 따라 승진이 이루어지는 반면, 외국계기업은 자신의 재량으로 일을 찾아내고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이루는 것이 최선이며 그렇지 못할 경우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다음으로 2011년에 졸업하여 P&G의 영업본부에 재직 중인 홍유빈 동문은 외국계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과 그에 따른 취업준비 노하우를 발표했다. 홍 동문은 외국계기업이라도 기업에 따라 인재상은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하며 지원하는 기업 홈페이지에 꼭 들어가서 기업의 지향점을 꼭 확인하라고 했다. 외국계기업들의 공통적인 인재상은 ‘능동적인(Proactive) 사람’이라고 했다. “남들이 하는 스펙을 쌓는 것 보다는 ‘나’를 이해하고 ‘나’에게 집중하여 ‘나’ 자신을 깊이 아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고 했다. 그래서 그 기업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자신의 스토리를 찾을 것을 조언했다.
커리어개발과 관련된 내용은 연세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3M의 마케터 정은혁 동문이 맡아 설명하였다. 35살에 구글 본사 이사가 된 사례, 3M 본사 수석부회장의 사례를 들면서 커리어개발을 위한 몇 가지 조언을 제시했다. 먼저 도약할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을 잡아 티핑 포인트를 놓치지 말 것을 강조했다. 그는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능동적인 자세를 가지고 끊임없이 준비한다면 차세대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또한 “자기 PR을 못하는 것은 겸손한 자가 아니라 바보가 되는 시대입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이 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알맞은 자리가 났을 때 들어갈 수 있습니다”면서 자기 PR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7~8년간 P&G에서 많은 부서를 섭렵하며 커리어를 쌓은 이상협 동문이 조직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주었다. 외국계기업의 조직문화를 크게 4가지로 요약했다. ▲지위가 아닌 개인의 지식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 ▲결과로 도달하는 길을 다양화하는 결과 중심적인 문화 ▲다기능적 협력을 바탕으로 둔 네트워크형 조직 ▲국내기업의 피라미드형 조직의 상명하달과 정반대인 하의상달의 의사결정 구조가 그것이다.
모든 강연이 끝난 뒤 Q&A 시간이 있었다. 학생들의 날카롭고 상세한 질문이 꼬리를 물고 계속 되었다. 김보연(경영 09) 학생은 “최근 외국계기업에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많이 찾아봤는데 뜬구름 잡는 얘기들 뿐이었다”며 “오늘 4명의 선배님이 들려 주신 다양한 이야기가 구체적이어서 많이 도움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취업을 준비하는 공대생으로서 취업정보가 많지 않아 CL 포럼에 오게 되었다는 박주호(화공생명공학 07) 학생은 “평소에 접하기 힘든 외국계기업의 분위기, 근무환경 등을 선배님들을 통해 알 수 있게 된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