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EBS … 5개의 공중파 채널만 존재했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공중파도 공중파지만 온스타일, OCN, M.net, 채널 CGV 등 구미에 맞는 채널을 ‘골라보는 재미’가 생겼다. 실제로 전국 1500만 세대가 케이블TV 서비스에 가입했을 정도로 케이블은 방송 매체로서의 위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번 동문 인터뷰 코너에서는 상경대학 동창회 운영위원장이자 ㈜씨앤엠 부회장, 케이블TV방송국협의회 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오광성 (71 경영) 동문을 만나 삶, 직업, 열정 등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상경대 동창회 운영위원장을 어떤 계기로 맡게 되셨으며,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사실 저는 대학 졸업 후 ㈜대우의 무역부문에서 일하느라 국내 활동은 거의 전무했습니다. 종합상사 일로 해외에서 주재원 생활을 하기도 하였고, 국내에 거주하더라도 잦은 출장으로 항상 바빴습니다. 그러다 2000년 1월, ㈜C&M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고, 2001년에 조남준 회장 (68 경영)과 민충식 사장 (71 경영)의 권유로 ‘상경인의 밤’ 행사준비위원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작년부터 상경대 동창회 운영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운영위원장의 역할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할 것 같은데, 역할은 크게 동창회장 보좌와 동창회 업무에 관해 총괄로 나뉘어집니다. 신입생 멘토링, 원로교수 사은회, 골프대회, ‘상경인의 밤’, 연경장학금 등 다양한 업무 준비를 합니다. 한편, 저는 상경대 동창회 업무를 맡으면서 사회 각계에 진출해 있는 연세 경영 동문들을 만나게 된 것을 가장 큰 보람 중 하나로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많은 동문들이 동창회 일에도 적극 참여하는 것을 통해 진정한 나눔의 정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동문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경뉴리더 장학금의 경우, 동문들의 정성이 모아진 것으로 우리가 자부심을 느낄만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 그렇군요. 또한 케이블TV방송국(SO)협의회 회장과 ㈜C&M 부회장직을 겸하고 계십니다.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업계에서 특성화시키고자 하는 케이블 TV전략은 무엇인가요?
- 우선 케이블 TV업계에 대해 조금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케이블 TV하면 흔히 떠올리는 것이 OCN, 투니버스 등의 프로그램 공급자인 케이블 채널이지만 알고 보면 시청자들이 케이블 TV를 집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은 각 채널로부터 컨텐츠를 구입하여 이를 상영하는 지역케이블TV방송국들입니다. 저는 이런 지역 케이블TV방송국(SO)협의회장직을 현재 맡고 있습니다. 또한 전국 1500만 케이블TV 가입세대 중 220만 세대를 차지하는 서울•경기 지역 SO인 ㈜C&M의 부회장이기도 하죠. 케이블TV의 경쟁매체는 위성TV와 IPTV로 볼 수 있습니다. 새 정부 출범에 따라 방송통신융합 환경이 변화하고 가속화되는 가운데서 케이블TV는 세 가지 전략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습니다. 첫째, 현재 14개에 불과한 HD급 채널을 앞으로 5-60개로 확대하여 시청자들에게 고화질의 방송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둘째, IPTV는 VOD방식을 차용하고 있죠? 우리는 이에 맞서 실시간방송 컨텐츠를 제공하여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초고속인터넷, VoIP와 결합한 TPS(Triple Play Service) 결합상품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한 예로, 100Mbps 인터넷과 HD급 디지털케이블TV를 결합하여 월 20,000원~30,000원 받는 지역케이블TV사업자(SO)도 있습니다. 이런 세 가지 전략을 통해 질적인 면에서 케이블TV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자 합니다.
- 케이블TV업계에 종사하기 전에는 ㈜대우의 무역부문에서 근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사뭇 다른 두 분야인 것 같은데, 어떻게 이직을 하게 되셨나요?
- 2000년 5월 연세대 동문인 ㈜C&M의 이민주 회장 (68 응통)을 처음 만나 ㈜C&M의 사장직을 권유받았습니다. 저는 당시 23년 째 ㈜대우인터내셔널에서 근속 중이었고, 물자자원본부장직을 맡고 있었습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이민주 회장이 연대 동문이라는 점이 이직하는데 하나의 요소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역과 방송이라는 두 업계가 매우 다르기는 하지만 동시에 많은 프로젝트와 일이 급박하게 추진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 또한, 역동적이던 1980년대 무역 환경에서 일하시면서 기억나시는 에피소드나 현재 경영 철학에 많은 영향을 끼친 사건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두 가지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나이지리아에서 4년 반, 미국 시애틀에서 5년간 해외 근무를 했습니다. 1980년부터 1984년까지 나이지리아에서 근무했는데, 소위 오지라 불리는 곳에서 수출역군이라는 사명감으로 일하면서 열정과 근성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억에 남는 일은 물자자원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96년 미얀마 에너지성과 5년간 7억 5,000만 달러의 원유, 중유 공급계약을 체결했던 일입니다. 이 계약은 ‘종합상사맨’으로서 생애 최대 규모의 계약이어서 매우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97년 외환위기로 인해 대우그룹의 워크아웃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아시아 많은 국가들이 큰 타격을 받았고, 미얀마 정부 입장에서도 원유 및 중유 확보는 매우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국내 상황도 힘들었지만 계약을 끝까지 이행했고, 미얀마 정부는 감사의 표시로 2000년 5월 대우와 천연가스 탐사 계약을 독점 체결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대규모의 가스 댐이 발견되었고 현재 ㈜대우인터내셔널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사업에서도 ‘신의’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같습니다. 한편 개인적인 경영 철학으로는, 원칙/신의를 기반으로 한 경영, 현장 중심 경영, 투자자, 고객, 직원이 함께 만족하는 경영이 있습니다.
- 동창회 일에 활발히 참여하시는 것을 보면 모교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 때 어떤 학생이셨나요?
- 우선 저는 제가 현재의 위치에 설 수 있게 된 것이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영학과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교를 다니면서, 그리고 졸업한 후에도 많은 선후배와 스승님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고,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이라는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제가 학교를 다니던 70년대에는 유신 등으로 인해 정치적으로 매우 억압을 받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당시 저는 학생회 (학도호국단) 일을 맡으면서 유신 체제 하에서 최선의 학생회 활동을 모색해봤습니다. 비록 정상적인 학생회 활동은 불가능하였지만, 저는 고민 끝에 “공부하는 분위기 조성”을 모토로 하여, 서울 시내 유수의 교수님들을 모셔 각종 고시 및 영어 시험에 대한 특강을 다양하게 개설하고, 예산을 받아 당시 1년 전 설치되었던 경현재에 에어컨을 설치하였습니다. 교수님들 (송자 전 총장, 정종진 전 학장, 김기영 교수)이 그 때 일을 이야기하시며 덕택에 공인회계사 최대 합격자를 배출하고, 각종 고시 합격자가 76년도와 77년도에 월등히 높았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저는 후배들에게 열정을 가지고 학교 생활을 하라고 꼭 당부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동아리 활동이든, 연고전이든, 친구관계이든, 반활동이든 열정을 가지고 모든 일에 임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학교를 다닐 때 알게 된 사람들이 졸업 후에 서로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사람도 잘 사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많은 단체에서 리더로 활동하셨습니다. 회장님께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리더의 자질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리더의 자질에는 다양한 것이 있지만, 그 핵심을 뽑으라면 첫째, 열정, 둘째, 커뮤니케이션 능력, 셋째, 최상의 전략적 의사결정 능력입니다. 열정은 비전이나 목표와 사명감이 합쳐졌을 때 생깁니다. 열정이 없으면 그 어떤 일도 해내기가 힘듭니다. 저는 후배들이 대학교 생활을 통해 열정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일을 해보기 바랍니다. 둘째,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전략적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밑바탕입니다. 사람 사는 곳, 모든 조직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리더는 전략적 의사결정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럼 이런 자질들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왕도는 없지만, 저는 많은 현장 경험, 많은 정보의 습득, 그리고 폭넓은 의견 수렴 경험을 뽑고 싶습니다. 저는 학생들이 젊을 때 땀을 흘려보는 ‘바닥 경험’까지 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서 정말 많은 것을 깨닫고 감을 얻게 될 것 입니다. 또한 요즘은 각종 정보가 범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고 그것을 그때그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또한 폭넓은 의견 수렴 경험을 한다면 왜곡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바로잡는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였는데 이런 경험들이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경영학과 후배들을 위한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저는 후배들에게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정보가 공개되어 있는 디지털 사회에서는 정보보다는 개인의 경쟁력 수준에 따라 성공이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경력 사원을 채용할 때는 어느 대학을 졸업하여 어느 회사에서 근무하였나 보다는 그 사람이 지난 10년간 무엇을 했는지를 더 중시합니다. 그만큼 개인의 경쟁력이 중시되는 것입니다. 또한 한 예로, 포털업체인 다음과 NHN을 비교하자면 두 회사는 업계 1위이지만 그 시장 점유율은 NHN이 월등하게 높습니다. 미래의 디지털 사회에서도 이처럼 1위와 2위의 경쟁력의 차이가 더 심화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4년과 직장에서의 첫 3년이 개인별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기라 믿습니다. 후배님들에게 대학생활 4년은 개인 경쟁력의 기초를 닦을 수 있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우선, 학점과 영어에 힘을 쓰고, 전문분야 자격증 하나 정도를 취득하십시오. 특히 학점은 졸업을 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영어 등 외국어도 젊은 때 배울수록 그 효과가 배가됩니다. 둘째, 인적 네트워크를 쌓고 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키십시오. 셋째, 동기부여를 학습 체험으로 연결하는 것을 생활화하십시오. 잘 모르는 게 있다면 자기 것으로 만들고, 새로운 것을 알게 되면 본인의 것으로 만드십시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후배들이 적극적인 학교 생활을 통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