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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인문학적 소양과 경영학적 지식의 융합을 통한 명품 리더 양성
                - "위대한 유산 I : 생명과 인간" 수업 개설

연세대 경영대학은 인문학 교육을 통하여 경영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함께 갖춘 글로벌 명품 리더 양성을 목적으로 이번 2010학년도 2학기 경영대학 기획 하에 학부대학에서 "위대한 유산 I : 생명과 인간"(이하 위대한 유산) 이라는 교양강의를 신설하였다. 최근 인문경영 추세가 대두되면서, 연세대 경영대학에서도 학생들에게 인문학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위대한 유산" 교양강의 신설에 큰 노력을 기울인 일곱 명의 교수를 만나 "위대한 유산" 수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박상용 학장, 엄영호 부학장과 연세대 경영대학 내에서 "위대한 유산" 수업 강의에 대한 책임을 맡고 있는 윤세준 교수, 이 수업 관련 실무를 맡고 있는 양정미 연구교수(연세대 경영대학 학부 CLC 총괄), 그리고 실제 강의를 담당하는 김응빈 교수(생명시스템대학 생물학과 교수), 서홍원 교수(문과대학 영어영문학과 교수), 조대호 교수(문과대학 철학과 교수) 와 함께 하였다.


  • 최근 몇 년 간에 걸쳐서 인문경영이 경영학계 전반에 걸쳐서 큰 화두가 되고, 관련된 도서 출판도 활발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경영학도에게 있어서 인문학이 가지는 의의와 인문학의 필요성은 무엇인지요?
  • 박상용 학장> 법학이나 의학은 교육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 법률가나 의사로서의 능력에 분명한 차이가 있지만, 경영학은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다고 하여 더 훌륭한 경영자가 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아울러 스티브 잡스처럼 훌륭한 경영자 중에는 경영학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경영학 교육은 '훌륭한 경영자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도 아니고 충분조건도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학부 위주의 경영학 교육의 경우, 아직 조직이나 회사를 경험한 적이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경영학 지식 습득에 있어 분명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영학 교육의 일반적인 한계와 학부 경영학 교육의 특별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통합 작업의 배경이 될 수 있는 능력이 인문학적 소양입니다. 더군다나, 20살 전후는 인문학을 공부하기에 매우 좋은 시기이며,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쳐나가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의 차원에서도 사학, 문학, 과학 등의 교양 교육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최근의 인문경영 추세에 발맞춰 우리 대학에서도 학생들에게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와 관련된 소양을 배양하기 위하여 이번 학기부터 "위대한 유산"이라는 강의를 학부대학에 신설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영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심어주기 위해 지금까지 진행했던 여러 프로그램과 노력들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 박상용 학장> 지금까지 연세대 경영대학은 고전음악 특강, 작년에 진행된 안철수 박사 및 박원순 변호사의 특강, 위대한 유산, 연세 리드(독서) 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소속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려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이 중 "위대한 유산"은 경영대 인문학 교육의 일환으로 이번 학기 신설된 강좌이며, 교보문고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연세 리드 프로그램은 책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고자 좋은 책을 선정하여 주고 저자 특강도 곁들여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아울러 10월 6일 오후 4시부터 각당헌에서 진행될 Joseph Bae 부부의 특강도 인문학적 소양의 필요성이 핵심 주제가 될 것입니다.

    엄영호 부학장> 작년에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 고전음악 특강이 인문학적 소양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지금은 인문학의 가치를 중시하고 있는 경영학의 최근 학풍을 커리큘럼에 반영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이 구성되어 그 논의 결과가 가을 즈음에 확정될 예정입니다. 또한, 우리 대학 소속의 양정미 연구교수가 연세 리드 프로그램을 계획 중에 있으며 "위대한 유산"의 경우에도 다음 학기에 "위대한 유산 II : 인간과 기술"이라는 수업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 김응빈 교수님, 서홍원 교수님, 조대호 교수님의 전공인 생물학, 영어영문학, 철학의 경우 경영대 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거리감을 좁힐 수 있도록 교수님의 전공 분야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특히, 교수님의 전공과 경영학이 접목될 수 있는 지점에 대한 소개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 김응빈 교수> 저는 생물학 중에서도 세균, 곰팡이 등을 다루는 미생물학, 그 중에서도 환경오염물질과 독성화합물을 분해하는 세균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분해'라는 용어를 쓰지만, 환경오염물질과 독성화합물을 '먹고 자라나는' 세균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체 '생물학'의 관점에서 봤을 때 생물학과 경영학은 '접목'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기본 원리 자체가 같습니다. 이는 두 학문이 모두 '적자생존'의 원칙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는 점이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경영학의 시초인 경제학은 영어로 'economics'라고 부르고, 생물학은 영어로 'ecology'라고 부릅니다. 이 두 단어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단어인 'eco-'라는 접두어는 희랍어 'oikos'(오이코스 - '집'이라는 뜻)라는 같은 어원에서 나온 말입니다. 즉, 두 학문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생물학은 자연 전체의 단위를 관찰하고 있고 경영학은 그 중 인간의 행위, 특히 기업 단위의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서홍원 교수> 저는 영어영문학 전공이지만, 그 이전에 '인문학'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 모두 기초학문이며, 기초학문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어떤 사물에 대해 정의하거나 재정의하는 등의 행위를 통하여 본질적인 것을 살펴보고, 세상을 접근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이렇게 본질적인 것을 논리적으로 추적해갈 수 있는 힘이야말로 인문학의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본질에 대한 논리적 추적을 외국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배워나가고, 대학에 가서는 스파르타 방식으로 공부하나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이와 같은 교육이 많이 부족합니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삶이 순탄하게 풀리지 않을 때, 문제점이 무엇이고 해결책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찾아내기 어려운 것이 지금의 우리나라 학생들이 가진 문제점입니다. 경영학에서 이야기하는 '블루오션'(blue ocean) 또한, 이러한 훈련이 된 학생만이 찾아낼 수 있는 영역입니다.

    조대호 교수> 내 전공은 고대 그리스 철학과 문학이고, 주로 그리스 철학 중에서도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이 내 연구 분야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특히 생명에 대한 연구에 큰 관심을 쏟았고, 따라서 생명에 대한 연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학 저술 가운데는 현대의 진화생물학이나 동물행동학의 관점에서 보아도 매우 흥미로운 관찰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그 중 현재의 내 관심사는 동물의 인지적 행동이나 습관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찰 내용이나 그에 대한 해석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것입니다. 진화생물학과 경제-경영학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이는 C. Darwin의 진화론과 T. R. Malthus의 인구론 사이의 관계나 생물학의 '호혜적 이타성' 개념과 '게임 이론'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경영학과 같은 응용학문과 진화생물학 혹은 동물행동학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더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위대한 유산"을 수강하는 경영학과 학생들이 이에 대해 직접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 설명> 2010년 여름방학 중 수업 준비를 위해 관련 교수들이 박사 학생들과 함께 세미나를 하고 있다.


  • 이번 학기 "위대한 유산"이라는 강의가 학부대학에 신설되기까지 여러 준비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준비과정에 대해 전반적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
  • 윤세준 교수> 이 수업의 준비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영대학이 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었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경영대의 3대 가치인 Creativity, Global Perspective, Ethics(Integrity)의 경우,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육성되는 가치이기 때문에 경영학 교육 만으로는 함양할 수 없는 덕목들입니다. 즉, 이 가치들은 학생들이 독서, 성찰을 통해 스스로 얻어내야 하는 것입니다. 경영대학에서는 이러한 3대 가치를 교과과정뿐만 아니라 비교과과정(extra curriculum)에도 녹여내기 위하여 "기업윤리포럼" 과목, uGET 프로그램 등의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인간과 역사에 대한 이해, 글쓰기와 말하기 능력 등의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의 전수를 위해서는 경영대학 차원의 접근 방법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위대한 유산"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탄생한 과목입니다. 저와 문과대 소속 교수님들이 여러 차례 미팅을 가지면서 인문학적 소양은 단기 강좌, 혹은 책 한두 권의 산발적인 경험으로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공감하게 됐습니다. 즉, 정규 교과를 통하여 시험, 레포트, 강의 등의 꾸준한 노력을 거쳐야만 인문학적 소양이 '잡학'으로 전락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합의점에 도달한 것입니다. 이러한 합의 하에 세계 역사 등의 다양한 학문에 대해 종합적인 접근과 체계적인 훈련을 시도하기 위하여 "위대한 유산" 강의가 개설되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접근을 시도할 예정입니다.
  • 앞서 말씀해주신 준비과정에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입니까?
  • 윤세준 교수> 엄영호 부학장님과 저, 수업을 계획하신 세 분 교수님, 토론을 담당하시는 세 분의 박사님까지 여덟 명이 모여서 밤 12시가 다 되도록 토론하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김응빈 교수> 경영대에서 "위대한 유산"과 같은 형태의 수업을 제안하기 전부터 이와 같은 형태의 수업을 생각 속에서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경영대의 제안을 받고 속도가 빨라진 것입니다. 본 수업을 준비하기 위하여 철학, 문학, 자연과학 분야의 박사들이 모여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서로 다른 학문을 하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도달하는 결론은 같고, 결국에는 도달하기 위한 시각의 차이에 불과하다는 점을 깨달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예를 들면, 생물학에서는 자손 번식 행위에 대해서 사람은 사랑으로 상대방을 고르지만 동물은 본능에 의거하여 상대방을 고른다고 정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핵심은 '사랑'이라고 규정합니다. 그런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학의 영원한 주제 또한 '사랑'입니다. 다만, 이 '사랑'이라는 주제에 관하여 생물학에서는 실험과 탐구를 통하여, 철학에서는 사유와 사고를 통하여, 문학에서는 상상력을 통하여 접근한다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점을 깨달았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서홍원 교수> 워크샵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토론 진행을 도와주실 박사 선생님들을 처음 만나고, 대단한 선생님들을 통해 같은 대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모습 속에서 풍요롭게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또한,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그래서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발견했다는 것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조대호 교수> "위대한 유산"은 두 학기 전부터 구상되었습니다. 지난 봄 학기에 시작하려고 했지만 사정이 허락치 않아서 이번 학기에야 강좌를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경영대학의 특별한 노력과 지원이 없었다면 이런 유형의 공동 강좌는 성사되기 어려웠을 겁니다. 강좌의 방향을 잡고 내용을 구상하면서 영문과의 서홍원 교수님이나 생물학과의 김응빈 교수님과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만날 때마다 거듭 확인한 사실이지만, 서로의 생각이 아주 잘 통했습니다. 전혀 이견이 없을 정도였지요. 내게는 이런 준비 과정이 즐겁고 생산적인 시간이었습니다.

  • 앞서 질문 드린 바와 같이, "위대한 유산" 강의는 경영학과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 배양을 위해 특별히 신설된 강의인 만큼 수강생들에게도 특별한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해당 강의 수강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박상용 학장> 이미 지적하였듯이 경영학적 지식이 아무리 풍부하고 경영학을 아무리 잘 해도, 인문학적 소양이 없이는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글로벌화로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졌고 정보화로 창의성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는데, 튼튼한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면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와 창의성의 계발은 한계에 부닥치게 됩니다. 아울러 인문학 교육은 경영자로서 성공하기 위해 중요하다는 도구적인 필요성도 있지만 모든 젊은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본질적인 필요성도 있습니다.

    엄영호 부학장> "위대한 유산" 강의는 경영대학에서 많은 시간, 노력, 예산을 들여서 학생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만든 강의입니다. 따라서, 수강하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으면 합니다. 요즘 학생들이 학점과 소위 말하는 '스펙'을 관리하는데 여념이 없는데, 이것이 기업들이 원하는 점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학교가 사회의 수요를 충분히 고려하여 "위대한 유산"과 같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인 만큼, 학생들이 꼭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랍니다.

    윤세준 교수> 경영학을 도구적으로 생각하거나 접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큰 시야로 세상을 크게 생각하고, 넓게 바라보는 연습을 하십시오. 인간에 대해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줄 알아야 하고, 같은 맥락에서 사회 구성원들과 같이 갈 수 있는 삶의 목표를 설정하길 바랍니다. 인문학적인 소양 위에 경영학적 지식을 쌓고, 앞서 이야기한 것들을 행해야만 business opportunity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위대한 경영자가 될 수 있습니다.

    양정미 연구교수> 지금은 경영학 공부를 하고 있는 학부생 신분이다 보니 인문학 공부의 의미를 모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공부하는 인문학이 4~5년 후 중요한 토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십시오. 우리 학교에서 개설하는 "연경리더스포럼" 과목에 강의 차 오시는 CEO들께 학생들이 매 학기마다 항상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이 시기에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 매번 여러분의 선배님들이 해주시는 대답이 "인문학적 소양"입니다. 이랜드 박성수 회장님도 "책을 많이 읽으세요."라는 말로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했고,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님은 직접적으로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만큼 우리 학생들에게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이 인문학적 소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김응빈 교수> 경영학을 4년 공부한다고 해서 '경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줄줄 읊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사회와 환경은 자꾸 변해가고,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게 됩니다. 따라서 갑자기 변화의 폭이 커졌을 때 필요로 하는 '적응'의 배경은 전공지식이 아니라 사고력입니다. 사고력을 평소에 증진시켜놓았던 사람의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 배우는 내용은 '위대한' 선조들의 '유산'입니다. '내가 지금 이런 것들을 배워서 무엇 하나?'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교과서 지식이 살아있는 지식으로 머무를 수 없는 초 스피드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이러한 지식이 꼭 필요합니다. 이러한 빠른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플랫폼인 생각의 능력, 질문하는 방법을 꼭 습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수강생 여러분들에게 멀뚱히 앉아서 수동적으로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생각하고 참여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합니다.

    서홍원 교수> 강의가 잘 되는 것이 전적으로 선생님의 몫인 것은 고등학교 시절까지의 이야기입니다. '대학생'은 '성인'이라는 것을 전제한 만큼, 스스로 공부할 의지가 없다는 것은 대학생의 기능 중 하나를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입니다. 강의를 열심히 준비해 갔음에도 어려운 내용일 때, 조금 더 쉬운 내용을 강의하기를 건의하는 학생들의 건의는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일 때 자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대학 생활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대학이 취업을 위해 졸업장 받아가려고 오는 곳인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절대 졸지 마십시오. 그리고, 학생들이 '나는 어른이다'라는 자의식을 가지고 성숙한 태도를 함양하길 바랍니다. 수업 내용에 대한 불만을 잠으로 표출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그 불만을 대화로 표출해야 수업에 발전이 있게 마련입니다. 수동적인 태도는 '위대한 인류의 유산'들과의 대화를 막아버립니다. 수업을 진행하는 우리(교수들)과 대화하려 들지 말고, 수업 내용 속에 있는 '위대한 인류의 유산'들(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과 대화하려는 태도를 가지십시오.

    조대호 교수> 이 수업이 최고의 효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강의 형태를 계획했지만, 따라가기에 혼란을 느끼는 학생들도 많을 겁니다. 하지만 카오스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찾아낸다는 마음가짐으로 이 강의와 토론에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 강의만을 통해 경영학과 학생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충분히 쌓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능동적으로 강의와 토론에 참여한다면, 생명과 인간에 대한 서양의 이해가 어떤 것인지 그 큰 흐름을 포착할 수 있을 겁니다. 수강생들은 경영인이 되는 데 필요한 인문학적 소양을 쌓겠다는 목적 의식을 너무 앞세우지 않길 바랍니다. 어린 시절의 순수한 호기심을 가지고, 인간과 생명이 무엇이고 그에 대해서 어떤 생각들이 오갔는지를 이해하는 데 몰두했으면 합니다. 그러다 보면 미래의 경영인으로서 인간과 세상을 보는 넓은 안목도 자연스레 생겨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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