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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 다양성 활용전략 - 노현탁 교수 (연세대 경영대 매니지먼트 전공)

노현탁 교수바야흐로 ‘다양성’의 시대이다. 단일민족, 동질성을 강조하는 것은 이제 옛 말이 되어 버렸고, 이제는 우리 사회도 서로 다른 문화적, 개인적 배경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어울려 사는 것이 자연스럽다. 사실 이러한 모습은 우리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봐도 캠퍼스 내 외국인학생 비율이 크게 늘었고, 이제 그들은 ‘특별한 소수’가 아닌 함께 어울려서 공부하고 대학생활을 즐기는 동기, 선후배로서 받아들여지는 것이 당연한 듯 하다.

우리가 속한 사회, 조직이 점차 다양해져 감에 따라, 다양성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또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하는지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사실 다양성은 부정적, 긍정적 효과를 동시에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양날의 검(double-edged sword)’과 같은 존재이다. 서로 다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오해, 편견, 차별 등으로 인한 조직 내 갈등심화, 응집력 약화, 효율성 저하 등이 주요한 부정적 효과라 할 수 있을 것이고, 반면에 다양한 배경,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다양성, 새로운 시각, 이로 인한 창의성 극대화 등은 다양성의 긍정적인 측면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다양성의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측면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방법, 즉 효과적인 다양성 활용전략 수립이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우 다양성 활용전략으로 어떤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 최근의 다양성관리 연구들에서 여러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중 몇 가지만 추려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첫째, 서로 다른 구성원간 사회적 접촉(social contact)을 크게 늘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심리학 연구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구성원들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 오해, 차별 등은 정보의 부족 또는 인지적 노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의 편견에 의지하려는 인간의 인지적 성향(cognitive shortcut 추구성향)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편견들이 그 타당성, 일반화, 법적 적합성(차별) 등에 큰 문제가 있음은 우리 모두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빈번한 접촉을 통해 각 개인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stereotype-disconfirming experience)를 학생들에게 부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접촉은 수업현장에서 다양한 팀 프로젝트, 협업을 요구하는 각종 exercise 등의 활용을 통해 촉진될 수 있다.

좀 더 나아가 다양한 구성원들간 적극적인 의견교환 및 토론을 촉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다양성의 가장 중요한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창의, 혁신은 이러한 과업중심의 갈등(task-oriented conflict)을 통해 발생한다. 이는 일반적인 감정, 관계갈등(relational conflict)과는 다른 것으로, 다양한 의견개진, 자유로운 토론, 타인 의견의 수용, 그리고 이로 인한 보다 폭넓은 의사결정 등을 이끄는 ‘좋은 갈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수업 내 학생들이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억압적이거나 의견이 쉽게 무시되는 분위기이어서는 안 된다. 누구나 편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는 과업갈등의 과정을 통해 개인은 물론 class 전체의 혁신 또한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일방적인 강의형식의 수업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학생들에게(특히 외국인 학생들이 많이 섞여 있어서 조금은 더 어색할 수 있는 수업분위기에서) 이러한 지적, 인지적 갈등이 처음에는 불편하고 어려울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다양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그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사안이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서로 다른 구성원들이 각자가 속한 사회범주(인종, 성별, 국적 등)에 집착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보다 상위범주의 정체성(super-ordinate identity)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두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정체성이라면 그 효과가 분명할 것이다. 예를 들어, 모두가 ‘연세경영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자부심을 가질 때, 구성원들은 개인보다는 조직 중심의 정체성을 갖게 될 것이고(individual-oriented vs. collective identity), 서로를 동료 또는 조력자(relational partner)로 이해하고, 의견교환, 정보공유, 협업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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