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경영대학 뉴스레터]
[제 6호 뉴스레터]
[언더우드의 겨울]

테마기사 - 이런 취미 어때요?테마기사 - 이런 취미 어때요?

‘직업적 탈진(Job Burnout)’이라는 용어가 있다. 몸과 정신을 지탱하는 에너지가 고갈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그 증상은 스트레스보다도 심각하다고 한다. 업무의 능률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감정 표현과 대화가 줄어들며, 얼굴 표정도 무표정하다고 한다. 극단적일 경우, 삶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자기혐오감에 빠질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무서운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에너지가 다 고갈되기 전에 그를 보충해주는 것이다. 일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여행, 등산, 춤, 노래, 독서 ...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또는 일상에서 잠시 짬을 내어 하는 취미 활동이 바로 당신의 에너지를 보충해줄 것이다. 이제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오는 시점에서 취미 생활을 통해 에너지를 보충해보는 것은 어떨까. 상쾌한 2007년을 위해서...

얼마전 서울시정개발원에서 서울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에 의하면 현재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참여하고 싶은 운동은 바로 등산이었다. 우리 대학 교수님들 중에서 등산을 취미로 하여 동료 선후배 교수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산행을 하고 있는 교수님들이 있다. 산행모임을 주관하고 있는 박용석 교수를 만나 등산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취미의 대명사! 바로 수집이다. 우표 수집, 음반 수집, 책 수집 등 평범한 물건부터 병뚜껑, 곤충, 열쇠고리 수집 등 특이한 물품까지 수집할 수 있는 물품도 가지각색이다. 그런데 우리 학교 학생 중 아주 특이한 수집 취미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바로 운동화 수집과 베어브릭 수집이다. 특히 운동화 수집은 취미에서 시작하여 사업으로까지 발전시키기도 하였는데 어떠한 매력이 숨어있기에 그토록 푹 빠져 있는지 만나보았다.

우리 대학 교수들의 등산모임 운동화 수집 베어브릭 수집

우리 대학 교수들의 등산모임

등산
기자> 등산을 어떻게 처음 시작하게 되셨나요?
박용석 교수> 미국에 있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처음에는 운동을 많이 하지 못 했습니다. 그러다 2000년도부터 임웅기 교수님께서는 주도하시는 경영대학의 교수님들의 등산모임에 참가하면서 등산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경영대학 교수님들의 등산 모임에는 많게는 8분까지 참가하시는데, 이동진 교수님, 김지홍 교수님 등이 참석합니다.
기자> 주로 어떠한 코스를 등산하시나요?
박용석 교수> 경영대학 등산 모임에서는 학기 중에는 주로 가까이 찾을 수 있는 북한산을 찾습니다. 그러다 한번 치악산을 등산했었는데, 날씨도 굉장히 좋고, 풍경도 좋아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이번 겨울에 있을 교수 수련회에서는 한라산 등반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보통 상반기에 한 번, 하반기에 한 번 서울을 벗어나 등반을 하는데 내년에는 월악산 등반을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미래에 기회가 된다면 히말라야 트래킹도 도전해보면 좋겠죠.
기자> 등산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박용석 교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건강에 좋다는 점입니다. 장시간 서서 수업을 하다 보면 허리에 무리가 오기도 하는데, 등산을 하면 몸이 가뿐해집니다. 또 연구에 집중하느라고 오래 앉아 있을 경우, 체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 등산은 건강을 보완해줍니다. 같이 등산하는 사람들끼리 쌓을 수 있는 친목도 하나의 장점이죠. 마지막으로, 등산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신적으로 평안해질 수 있다는 것도 매우 좋습니다.
등산
기자> 등산을 하기 전에 특별히 준비해야 될 사항이 있나요?
박용석 교수> 등산 준비를 전문적으로 하려면, 각종 고가의 등산 장비를 구입하느라 돈이 많이 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운동화만 있어도 등산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등산이 다른 운동에 비교해봤을 때 갖는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겨울에 등산할 때는 안전에 대비하여 아이젠 등의 장비를 갖춰야 합니다.
기자> 학생들에게 특별히 추천해주고 싶으신 등산 코스가 있으신가요?
박용석 교수> 글쎄요, 저도 북한산만 주로 등산해서 많은 코스를 알고 있지는 못 합니다. 하지만 근처에 있는 안산이나 3시간이면 충분히 등산할 수 있는 북한산은 평소에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장소일 것 같습니다. 특히, 북한산의 경우 쉬운 난이도의 코스부터 어려운 난이도의 코스까지 있어 자신의 수준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학생들과 교수들이 같은 등산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운동화 수집 - 최 영('04 경영학)

최영
기자> 운동화 수집은 특이한 취미인데, 처음에 어떻게 신발 수집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최영> 제가 운동화 수집을 취미로 시작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나이키 매장에 가서 본 에어맥스 95는 강렬한 형광과 조화를 이루는 그라디에이션의 조화로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인터넷 등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았고 국내에 신발에 관한 잡지가 없어서 정보를 구하기 매우 어려웠습니다. 더군다나 좋아하는 운동화는 국내에 제한적으로 수입되어 미국에 사는 친척 등을 통해 운동화를 부탁해서 받곤 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운동화 관련 기사와 사진 등을 모으고, 직접 운동화를 수집한 결과 현재는 250 여개 정도의 운동화를 갖고 있습니다.
기자> 운동화 수집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최영> 이성을 보고 딱히 어떤 점을 꼽을 수 없으면서도 한눈에 반하는 것처럼 저에게 운동화 수집의 매력을 한 가지로 정의 내리기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운동화가 그것만의 역사와 성격을 가지고 있듯이, 운동화는 저의 삶의 일부이자 전부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모델 중 하나이자 처음 운동화 수집에 빠지게 한 에어맥스 95의 연두색 모델 같은 경우, 소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볼 때마다 다시 사고플 정도로 가슴이 설렙니다.
기자> 수집하시는 운동화의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최영> 물론 운동화를 구입할 때 꽤 많은 비용이 들긴 하지만, 부모님께 의존하지 않고 저의 경제적 범위 안에서 해결하고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학생들의 운동화 세척 및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의 브랜드 모니터링을 하면서 받은 돈으로 신발을 구매하였습니다. 지금은 신발잡지인 Street Foot의 기자활동과 TAKI 183 by Young Choi 라는 브랜드의 디렉터로 활동하면서 받는 대가로 신발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기자> 취미생활을 직업으로 발전시키신 것 같은데, 조금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최영> TAKI 183 by Young Choi는 스프리스의 신규 브랜드로 현재 디렉터로서 제품 기획과 개발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3월 25일에 첫 런칭이 있었습니다. 그 첫 제품을 개발하는데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현재는 내년 2월에 런칭할 두 번째 신발을 계속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신발 기획에서부터 제작, 판매까지 담당하는 경영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국내 유일의 신발 관련 학과인 경남 정보대학 신발 패션학과를 졸업하고, 경영학과에 편입하였습니다.
운동화
기자> 운동화 수집가로써 다른 운동화 수집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영> 요즘 몇몇 분들을 보면, 지나치게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고 본인의 만족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고가의 운동화를 무턱대고 구입하고 있습니다. 또 운동화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자주 있는 일이지만 그 사람의 운동화를 그 사람의 인격체로 생각하며 값싼 운동화를 신는 사람들을 깔보는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운동화는 자신의 경제적 능력 안에서 구입해야 될 것이며, 운동화를 단순히 과시용으로 사기 보다는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자신이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운동화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구입 및 수집을 해야 될 것입니다.

베어브릭 수집 - 이문섭(‘00 경영학)

베어브릭
기자> 독특한 취미활동으로 무언가를 수집하신다는데 무엇인지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이문섭> 예, 저는 베어브릭이라고 하는 일본의 메디콤토이사에서 출시되는 일종의 피규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메디콤토이라는 회사는 올해가 창립 10주년이고요, 베어브릭이 출시 된지는 올해로 5년이 되었네요. 베어브릭의 특징은 ‘기본형의 곰 모양에 다양한 디자인을 통하여 단순함 속의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데에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약 900여 종이 출시되었구요. 저는 작은 사이즈 130개, 큰 사이즈 3개 정도 수집했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머네요^^
기자> 그렇다면 그 베어브릭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나요?
이문섭> 베어브릭은 일정기간마다 나오는 기본 씨리즈와 영화, 음반, 뮤지컬, 공연, 패션 그리고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모던 아티스트 등등 그 한계를 알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분야와 사람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수많은 한정판이 존재합니다. 또한 크기도 가장 기본형인 6cm의 100%사이즈와 400%, 1000%의 사이즈가 존재합니다.
기자> 소장 가치 있는 것을 수집하는 취미는 경제적인 부담이 뒤따르게 마련인데요, 가격대는 어느 정도인가요?
이문섭> 가격은 인기도와 물량 등에 따라 결정되며 싼 것은 3000원 정도에서부터 100%하나에 10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제품 등 매우 다양합니다.
기자> 이러한 수집 취미 활동을 갖게 되신 이유가 있습니까?
이문섭> 제가 일종의 수집벽같은 것이 있는데요. 작년 여름 일본에 여행 갔을 때, 현지 Music Festival 기념, 한정판으로 나온 베어브릭을 보고 처음 베어브릭을 알게 되었고, 디자인의 간결함 속에 숨겨진 다양성, 그리고 베어브릭이 담고 있는 무한한 영역에 엄청난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제 몸 속에 있던 수집벽이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지요^^
베어브릭
기자> 베어브릭에 대해 모르는 연경인들에게 간단히 한 말씀 해주세요.
이문섭> 매우 다양한 종류가 출시되었기에, 그 다양함 때문에 다음 목표를 정할 때의 경제적 고통이 엄청난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가지게 된 브릭들을 가지고 이런저런 설정사진을 찍어보는 것 또한 즐거움이고요. 일본이나 홍콩 등 세계적으로 매우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브릭문화를 즐기고 있는데요. 한국은 아직까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다 큰 어른이 무슨 인형이나 모으고 있는냐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제가 볼 때 베어브릭은 전세계적으로 볼 때 그냥 인형이 아니고 하나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남들이 모두 즐기는 취미가 아닌 자기만의 취미를 갖는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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