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호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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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마이클 샌델 강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뜨거운 토론의 장

연세대 경영대학과 아산정책연구원이 공동 주최하고 연세대 상남경영원이 후원하는 ‘마이클 샌델 특별 초청 강연회’가 지난 6월 1일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평소 한산한 금요일 저녁과는 달리 이날 노천 극장 주변은 특강을 듣기 위해 모여든 인파들로 북적였다. 이번 강연회는 마이클 샌델 교수가 최근 발표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연세인을 포함한 한국 독자들과 토론의 장을 펼치기 위한 것이었다.

강연에 앞서 박상용 경영대학 학장은 강연회 참가 신청이 4일만에 마감되었고, 본 강연회 초대권이 온라인에서 3~4만원에 팔린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오늘 이 노천극장에 모이신 모든 분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강연과 토론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인사말을 마무리하였다. 정갑영 총장은 “멀리 한국까지 방문해 주신 샌델 교수님께 감사 드린다”며 “이번 강연회를 통해 경제적 가치와 도덕적 가치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사를 맺었다.

드디어 마이클 샌델 교수가 무대 위로 올라오자 청중들은 우뢰와 같은 갈채를 보냈다. 샌델 교수는 1만 5천여명이 모여든 청중석을 향해 “여러분 사랑해요” 라는 한국말로 첫 인사를 건넸다. 샌델 교수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슈들을 제시하며 청중들의 찬반 의견들을 물었다. “레이디 가가 콘서트 티켓을 암표로 사고파는 것, 그리고 중국 북경의 유명 병원의 진료예약권을 사는 행위는 옳은 것인가?”, “훌륭한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일정 정도 기부입학제를 도입하는 것은 괜찮은가?”, “비나 박주영 처럼 유명인의 군 면제는 정당한 행위인가?”, “자녀들이 책을 읽도록 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옳은가?” 등 많은 이슈들을 제기하였다.


레이디 가가 콘서트 티켓이든 진료 예약권이든 암표는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청중, 반면 사안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으며 병원 진료권과 같이 급박한 사안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나라 정서상 매우 민감한 사안인 ‘군복무 면제’는 논쟁이 첨예했다. 한 청중은 “비나 박주영은 군복무 보다 자신들의 탤런트를 개발하여 국위 선양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군복무 면제는 별도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군복무는 대한민국 모든 남성의 의무인데, 그들의 군복무를 면제해 주면 다른 시민들의 국방의식이 낮아질 수 있으므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10% 의 기여입학제는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 한 청중은 “그럼 몇 퍼센트까지 허용 가능하냐? 만약 90%까지 허용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샌델의 질문에 “그건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그럼 과연 몇 퍼센트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 누가 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공공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청중이 답했다. 샌델 교수는 끊임없이 청중들의 생각들을 토론으로 이끌어 내며,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한 청중들에게 대한 격려와 더불어 각각의 생각 하나하나에 의미를 더했다.

샌델 교수는 “모든 것을 돈으로 사고 팔 수 있게 되면 우리는 함께 어울려 사는 법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돈의 힘이 강해지면, 그것이 시장 가치만큼이나 중요한 비 시장가치를 몰아내는 위험성을 강조하며 “시장적 가치와 비시장적 가치를 잘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샌델 교수는 사람들의 토론 태도에 감동했다는 소감을 전하며 “이 같은 공공 논쟁을 통해 민주적인 삶과 민주주의의 시민성을 부활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권일호(경영 09) 학생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교수를 이렇게 직접 만나고, 또 소통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동스러웠다”고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영어에 대해 다소 부담감도 있었는데 한글 자막 등 학교측의 철저한 준비 덕분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특강을 즐길 수 있었다”고 했다. 이런 특강을 개최해 준 경영대에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최경희(경영 08) 학생은 이번 특강을 ‘지성인들의 축제’에 비유하며 입을 열었다. 그녀는 “돈의 가치와 도덕적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많은 것들이 돈으로 구입 가능해 지면서, 나 또한 비시장적 가치를 돈으로 사려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경영대에서도 이런 토론 형식의 수업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를 공동 주최한 박상용 학장은 “경영학도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우리 주변의 경제와 도덕의 문제를 고민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것이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작은 발걸음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공개 특별 초청 강연회를 개최했다”고 밝히며 “연세대 경영대학은 다양한 인접 학문과의 연계성을 높여 창의적 리더십을 갖춘 윤리적인 경영 리더 양성에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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