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경영대학 뉴스레터]
[제 7호 뉴스레터]
[봄]

취업 그 이상을 꿈을 이루어 나가며 - 인턴십 후기취업 그 이상을 꿈을 이루어 나가며 - 인턴십 후기

설레는 마음으로 지원하게 된 인턴

임철환누구나 다소 버겁고 지루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기말고사 시험을 하나, 둘 마치고 그렇게 또 하나의 학기가 끝나갈 때쯤, 방학 계획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가슴 벅찰 정도로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지만 이제 곧 4학년이 되고, 취업을 고려하고 있는 나로서는 무언가를 준비해나가야 할 시간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최소한 3학년 2학기를 마친 지금의 시점에서부터는 졸업 후 진로와 관련된 하나의 연장선상에서 사고하고, 실천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즈음, 경영대학 이미영 선생님으로부터 경영대학 4학년 진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메일을 한 통 받았다. ‘삼성생명 인턴 채용’ 과 관련된 글이었고, 이성에게 첫눈에 반할 때의 느낌처럼 순간 번뜩였던 생각이 난다. 2006-1학기에 김정동 교수님의 ‘보험총론’ 강의를 수강하며 보험에 대한 이해를 어느 정도 하고 있었고, 특히 생명보험회사의 주식상장 문제와 관련하여 삼성생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나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에서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임철환삼성생명에서 동계인턴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총 10명이었고, 우리 대학교에 배정된 인원은 3명에 불과했다. 솔직히, 첫눈에 반해 혼자 짝사랑만 하는 가슴 아픈 스토리가 전개되리라는 예상이었다. 나는 평범한 학생임에 틀림없었다. A 이상의 평량평균을 보유한 고학점자도 아니었고, 교환 학생을 다녀온 경험도 없었을 뿐 더러, TOEIC 900점을 넘는 수많은 평범한(?) 학우들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매력적인 지원자이고 싶었고, 내 나름의 자신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지난해 여름에 인턴지원을 하면서 경험한 적지 않은 탈락에서부터 얻은 것이었다. 현대 캐피털, LG 마이크론, MetLife, NHN, EA Korea, KTF, GSK 그리고 신한 은행 및 기업 은행 대학생 홍보 대사까지 부족함 없이 불합격해봤다.

그러면서 이전까지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 이후로 비로소 내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재평가가 가능해졌다. 내 약점과 강점을 파악해서 자기소개서 및 이력서를 쓰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고, 면접요령에 대해서 누구한테라도 조언해 줄 정도가 되었다.

결국 2006년 겨울 경영대학에서 6명을 추천했고, 삼성생명 인사 팀에서 최종 3명을 선발했다. 간절한 마음이 전해졌는지 인턴으로 나는 그 중 1명으로 선발되었고, 부족하지만 나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 나에게 첫 인턴 경험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으리라.

‘근거 없는’ 자신감에서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임철환나는 삼성생명 자산운용분야에 지원했고 ‘재무심사팀 기업심사 파트’에서 근무했다. 나도 그랬지만 보험 회사하면 채널 부분 만 생각하기 십상인데 채널을 통해 들어온 보험료를 가지고 자산을 운용하는 것 또한 생명보험회사의 핵심 업무 임을 배웠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생명은 200조라는 유일무이한 순자산 규모를 자랑하며 자산 운용 측면에서도 독보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개인 및 기업 대출 및 국채, 회사채를 통해 자산 운용을 하고 있었고, 기업 심사 파트 심사역 선배님들은 기업에 신용등급을 부여함으로써 투자회사의 default 발생으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계셨다.

나는 인턴기간 동안 하는 일은 아무래도 단순 업무위주일 줄 알았는데, 기업심사와 금융심사 방법론과 관련해 체계적인 OJT를 받을 수 있었던 부분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솔직히 난 항상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들었던, 그리고 지금 듣고 있는 이 수많은 강의가 어떤 유의미성이 있는가?’ 물론, 단순한 목적 지향적인 학습 태도 또한 지양 해야겠지만, 내게는 강의 수강에 대한 동기 부여가 아무래도 미약 했었다. 하지만 삼성생명 기업 내에서 우리 선배들이 하는 일들을 직접 보고 들으며 그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어느 정도 의문이 풀렸다.

하나의 기업에 등급을 부여함에 있어서 국제 및 국내 경제분석에서부터 산업분석 그리고 그룹분석까지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시스템 등급이 나오고, 심사 역의 경험과 판단에 따라 최종등급을 부여하는 과정을 보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샐러리맨의 이미지가 아닌 대학생들과는 사뭇 다른 열정과 프로의식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삼성그룹 및 그룹 내 각 기업에 대한 의견에는 학우들마다 개인차가 큰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정년이 보장 안되고 경쟁에서 밀리면 도태 되어야만 하는 다소 살벌한 삼성문화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들에게서 ‘삼성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끊임없는 자기계발의 모습을 보았고, 무엇보다 동료간의 끈끈한 정서적인 유대감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지향해 온 ‘살아있는 듯 향유하는 삶’의 진면목에 대한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직관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을 인턴활동을 통해 직접 경험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인턴 경험의 소중함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우리 학우들에게 강조하고 싶다. 취업은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다고 한다. 하지만, 신입사원의 1년 이내 이직률 또한 상당히 높다고 한다. 인턴활동은 단지 취업을 위한 스펙(Spec.)을 늘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각자의 적성을 비롯한 삶의 지향점과 어울리는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 그 이상의 꿈을 키워 나가며

임철환졸업과 취업이 어느 때보다도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시기인 것 같다. 그러나, 연봉과 업무강도만을 기준으로 취업 가이드라인을 작성하는 것은 대부분의 우리가 그랬듯이 수능과 내신 성적에 맞춰 대학과 전공을 정했던 불과 몇 년 전의 행태를 반복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입학이 모든 것은 아니었듯이, 어찌 보면 더욱 중요한 것은 졸업 후 당장의 취업이 아니라, 그 선택 후에 이어질 그 보다 더 긴 우리의 삶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이번 삼성생명 동계 인턴을 마치며 이러한 생각들과 관련해 기분 좋은 고민들이 함께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다소 지루한 방학이 끝나고 봄학기가 시작된다. 힘찬 날갯짓을 뽐내는 새는 그가 푸른 하늘을 나는지 모르고, 따뜻한 햇살을 온 몸으로 가득 품은 나무는 그가 숲 속에 있는지 모르듯이 그 동안 나로 하여금 많은 사유를 가능케 하고 작지만 당찬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가능성을 심어준 캠퍼스라는 공간에 대해 스스로 너무 무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턴활동을 통해 회사라는 새로운,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다소 낯선 공간에서 잠시나마 지내면서 다시금 내가 속한 대학의 무한한 자유와 캠퍼스의 진중한 낭만의 충만을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다시 돌아와 이 자리에 서 있음을 감사하며 아직 상대 별관 뒤뜰에 서 있는 나뭇가지는 앙상하고 많은 학우들의 모습은 찾기 힘들지만 이제 곧 피어날 봄 향기를 가슴속에서 그리며 다시금 나의 꿈을 키워봐야겠다.

[참고]
올해로 경영학과 4학년이 되는 임철환 군은 (01학번, 경영학과) 지난 삼성생명 동계인턴 우리학교 선발인원 3명 중 1명으로 발탁되어 2007년 1월 15일~26일간 인턴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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