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석 교수 정년퇴임 기념 인터뷰
주인기 교수 정년퇴임 기념 인터뷰
김준석 교수 정년퇴임 기념 인터뷰
- 연세와 맺은 인연은 행복… 열정과 창의력을 가진 인재 되길
“지식보다는 창의력,열정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 올해 2월 정년퇴임 하신 김준석 교수가 강조한 말이다. 지식을 가르치는 교수가 하는 말로는 어색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지식 유무가 중요한 시대는 지났고, 이제 꿈과 창의력을 가진 인재가 각광받는 시대가 다가왔다는 것이다.보다 더 열심히 연구하고,보다 더 많이 학생들과 소통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그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오랜 기간 몸담았던 연세대학교를 떠나는 소감과 미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모교 교수가 된 일은 큰 축복이었습니다. 이 직업의 가장 행복한 부분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우수한 인재들을 가르치고,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이었습니다. 80년대 초에 만났던 학생들이 어느덧 성장해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리더들이 되었지요. 지금은 기업가, 대기업 전문경영인, 회계사, 법조인, 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제자들의 성장을 보는 것은 늘 보람되고 즐거운 일입니다.이제 은퇴를 하면서 아쉬움이 있다면 교수로서 더 열심히 연구하고, 교육하여 학생들에게 좀 더 많은 동기부여를 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앞으로도 틈틈이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그런 아쉬움을 떨치려 합니다. 연세대학교와 맺은 인연은 행복이었습니다.

  • 봉직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지요?
  • 1980년대 중반으로 기억합니다. 하루는 한 남학생이 연구실로 찾아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도교수가 힘을 써 달라는 부탁을 하였습니다. 지난 학기 학점이 어느 정도였는지 물어 보았더니 2.5 (당시는 4.0 기준)를 간신히 넘긴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학생에게 '장학금을 받고자 하였으면 성적이 그 보다는 훨씬 더 좋았어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하였습니다. 그 학생의 대답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학업에 충분한 시간을 쓸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학생에게 더 이상 묻지 않고, 어렵더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에 진출해 훌륭한 인재가 될 꿈을 가지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리고 학과장 교수님께 그 학생의 재정적 어려움을 설명하고, 장학금 배정을 추천했습니다. 한 달 후, 장학금을 받게 되어 일을 줄이고 공부를 더 할 수 있게 돼 고맙다며 그 학생이 환한 얼굴로 연구실을 찾아왔습니다. 그 때 그 학생이 지금은 50대 중년이 되어서 훌륭한 인재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교수의 작은 관심과 배려가 학생의 학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최대한 시간을 내어 학생들과 면담을 통해 각기 처한 상황이나 고민을 들어주려고 노력하는 계기가 된 경험이었습니다.

  • 경영대학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지식.정보사회에부응하는 경영학 커리큘럼의 과감한 변화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컴퓨터가 20세기 중반 처음 출현하고, 50여 년 후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정보혁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시장이 송두리째 변화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주도권이 생산자로부터 고객에게 넘어갔습니다. 대량생산 또는 대량 주문생산 방식 대신 개별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 중요해졌습니다. 고객 중심의 시장 경쟁에서 성공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기업들일수록 혁신지향, 지시와 통제의 지양, 일방적 직무 배정이 아닌 자발적 참여, 계층별 조직 구조가 아닌 격자형 자율적 팀의 구성, 구성원간의 신뢰 중시, 성과 (또는 아이디어)에 따른 보상 등 산업사회 경영 방식과 전혀 다른 개념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제 지식.정보사회에걸맞은경영학 커리큘럼의 과감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산업사회 비즈니스 모델에 적합했던 경영학으로 지식.정보사회에 필요한 인재 교육은 어렵다고 봅니다. 경영학은 기업과 호흡을 같이 해야 하는 실용 학문입니다.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경영학 커리큘럼의 설계와 교육은 연세 경영대학이 선도해야 할 시대적 책무라 봅니다.

  •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요?
  •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인재가 기업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매우 소중하고, 필요한 시대입니다. 우리 학생들은 앞으로 최소 30 ~ 40년간 일할 준비를 대학 재학 중에 쌓아야 한다고 봅니다. 현대 경영 철학자 중 한 사람인 해멀(Gary Hamel)은 미래에 가장 필요한 인재의 덕목으로 열정과 창의력을 들었습니다. 산업사회에서 중요하다고 한 지식과 근면은 더 이상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학생 여러분은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여러분이 꼭 이루고자 소망하는 꿈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길 권고합니다. 인생의 꿈이 있는 사람은 그 꿈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지금 당장 실천하고 그리고 나중에무엇을 준비할지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됩니다.무엇보다 훌륭한 책들을 찾아 정독하길 권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논리적 사고력과 각자의 독특한 창의력을 함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취업의 기회는 그 과정에 자연스럽게 열리게 될 것입니다. 학생 여러분, 취업에 대해 걱정하기 보다는 꿈을 실천하기 위한 열정으로 여러분의 미래를 준비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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